'이기제·정승현 재신임' 변화 없는 명단, 요르단전 앞두고 '믿음 축구' 택한 클린스만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요르단전에서 안정감을 택했다.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요르단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조 2위(승점 3, 골득실 +2), 요르단은 조 1위(승점 3, 골득실 +4)에 위치해있다.

경기 시작을 약 한 시간 앞두고 선발 명단이 발표됐다. 조규성과 손흥민이 골문을 겨냥하고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이강인이 그 뒤에 위치한다.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낀다.

선발 명단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다. 골키퍼 자리가 바뀌었지만 김승규가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은 지난 바레인전과 똑같다.

이는 조별리그에서 가장 강한 상대로 평가받는 요르단에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바레인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요르단을 상대로도 강한 조직력으로 상대를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일부 선수들에 대한 재신임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레프트백으로 나선 이기제는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고, 공격적으로도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전반 28분에는 상대 역습을 차단하다가 경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번 요르단전에도 경고를 받으면 다음 경기에 결장한다.

물론 레프트백이 사실상 이기제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클린스만 감독도 일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1차전 이른 교체에 대해 문책성이 아니라며 "이기제는 우리가 그를 믿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바레인전 후반 설영우가 레프트백으로 갔을 때 수비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왼쪽 설영우, 오른쪽 김태환을 뽑는 선택지도 충분히 있었다.

정승현 선발은 이기제 선발에 따른 선택이자 역시나 안정감을 불어넣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정승현은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데 이어 바레인전에서도 후반 5분 미처 상대 선수를 수비하지 못해 바레인에 동점골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수비력에 의문 부호가 있는 선수다. 센터백 후보가 4명이나 있고, 김영권도 평가전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기에 도전을 해볼 만 했다.

요르단은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한 팀이기 때문에 바레인전 선발 명단을 그대로 들고 나온 건 일견 합리적이다. 요르단 역시 이 경기에 사실상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그럼에도 일부 선수들의 지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변화를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은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