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최전선에 여군 첫 투입

수십년간 여군 핵심 전력서 제외
하마스 공격 때 여군 활약상 알려져
군 보직 90%까지 여성에게 개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기로 건국 이래 최초로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했다.

지난해 12월27일 이스라엘 남부 가자 국경 지역에 투입된 한 이스라엘 군인이 걸어가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들어간 지난해 10월 말부터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여성들도 군대에 복무하도록 하는 징병제 국가지만, 여군을 최전선에 투입한 것은 1948년 건국 이래 처음이다.

유대교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여군은 그간 핵심 전력에서 제와됐다. 극우 성향의 랍비 지도자와 일부 남성 군인들의 반대가 컸던 탓이다.

군 내 성차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여군의 역할은 점차 늘어났다. 최근에는 군 보직의 90％까지 여성에게 개방됐다.

최전선에 투입되는 주요 보병 부대나 엘리트 특공 부대 역시 여군이 배제되다가 작년 10월7일 하마스 공격 이후 달라졌다.

여성 대위인 아미트 부시는 가자 북부 최전선 기지에서 남녀 부대원 83명을 지휘하고 있다.

부시 대위는 다른 보병 부대들이 가자지구 건물에 들어가기 전 건물의 안전을 확인하고 하마스 대원, 무기, 로켓 발사대 유무 등을 수색하며 부상자를 대피시키는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아미트 부시는 NYT에 "(여군 역할을 제한하는) 경계는 흐려지고 있다"며 "군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기습 공격 이후 민간인 200여명이 납치되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스라엘군도 여군의 역할을 확대해 군 문화를 개선한다는 점을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하마스 기습 당일 여군들의 활약상도 여군 역할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여군만으로 이뤄진 전차 부대가 당시 국경 지역에 투입돼 하마스의 침투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여성 중령 벤 예후다가 이끄는 혼성 보병 부대 카라칼은 국경을 넘어온 하마스 대원들과 12시간 동안 전투 끝에 이들이 인근 마을을 공격하는 것을 저지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이스라엘 시민 중 여성 70％, 남성 67％가 전투에 참여하는 여군의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