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산물을 팔아주지 못해서 환장한 정부 같다"
[윤성효 기자]
▲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 윤성효 |
"지금까지는 사과가 쥬스와 분말 형태로 들어 왔는데, 생과일이 들어오기는 처음이다. 미국 농산물을 팔아주지 못해서 환장한 정부 같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재선에 도전하는 하원오 의장이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제19기 전농 의장에 이어 제20기 의장이 나선다.
지난 18일 접수 마감한 전농 의장-사무총장-정책위원장 선거에 하원오 의장은 권혁주 사무총장 후보(부여농민회), 강순중 정책위원장 후보(진주농민회)와 한 조로 단독 출마했다. 3명을 뽑는 부의장선거에는 이갑성 후보(광주농민회)만 등록해, 26일까지 연장되었다.
전농 선거는 오는 30일 오후 1시 천안 충남도교육청 학생교육문화원 강당.에서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치러진다. 전국 대의원은 500~600명 정도이고, 하 의장 후보조는 단독 입후보라 과반 득표를 해야 한다.
"미국 생사과가 들어온 것은 처음... 수입농산물 막아야"
창녕농민회 소속인 하원오 의장은 이날 전화인터뷰에서 "농업이 자꾸 어려워지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서면서 더 그렇다. 대표적으로 수입 때문이다. 윤 정부는 농산물 수입을 계속하고 더 확대해, 이 문제와 싸우다가 지난 2년을 보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농은 자주통일을 지향한다. 이에 충실하다 보니 윤 정부가 들어선 뒤 공안탄압을 받고, 압수수색까지 당했다"라며 "앞으로 전농이 더 힘차게 투쟁해서 온갖 탄압과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입 농산물 문제에 대해 그는 "농산물 문제는 농림수산식품부가 관장해야 하나 수입 농산물에 있어서는 기획재정부에 들러리를 서고 있는 셈이다"라며 "최근에는 대표적으로 미국산 사과 수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설명절을 기해 미국산 사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영향이 아직 없어 보이는데 미국산 계란을 선제적으로 수입하겠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 농산물을 팔아주지 못해서 환장한 정부 같다. 지금까지는 사과의 경우 쥬스와 분말 형태로 들어 왔지만 생과일로 들어오기는 처음이다. 벌레 문제도 있는데 걱정이다. 수입 농산물을 막아내야 우리 농민들이 산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맨먼저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안에 대해, 하 의장은 "윤 대통령의 1호 거부 법안이었다. 처음에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법안에 대해 농민 입장에서는 불만이 좀 있었다. 이번에는 전농이 제대로 된 양곡관리법안을 만들어 윤미향 의원을 비롯한 11명의 의원 명의로 발의를 해놓았다"라며 "1호로 거부를 당했던 만큼 맨먼저 재상정을 해서 통과되어야 하고, 양곡관리에서 농민들이 정부로부터 확실하게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4당, 윤석열정부 퇴진시킬 정도 의석 확보해야"
4월 총선에 전농은 강원, 충남, 전남, 전북에 4명의 농민 후보를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결정되어 있다. 하 의장은 "우선 4명의 농민이 지역구에 출마하고, 비례대표는 아직 모르겠다"라며 "전농은 진보당과 조직적 결의를 하기에, 농민 후보들은 진보당으로 나선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진보4당을 포함해, 윤석열정부를 퇴진시킬 수 있는 만큼의 의석을 확보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권 행사를 남발하는 정부를 견제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농업파괴, 농업말살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
또한 하원오 의장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19기 전농 의장으로서 지난 2년은 영광스럽고 기쁜 시간이기도 했지만, 우리 농민과 민중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고통스러웠다"라며 "이명박근혜 9년이 무색할 만큼 출범 2년이 채 되지 않은 윤석열 정권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경제와 민생이 무너지고,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농업이 파괴되고 있지만 잇 따른 거부권과 공안탄압으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친미친일 굴욕외교로 국익은 훼손되고, 오직 수구 세력과 자본만이 축배를 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언제나 희망은 있다"라고 한 그는 "지난 80년 이 땅을 수탈한 미국의 패권이 저물고 있다. 패권을 놓지 않으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인 대리전은 오히려 미국의 목을 옥죄고 있고, 북과 중국, 러시아가 전략적 단결을 다지며 정세를 주도해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 일극패권에서 벗어나 패권이 사라 지는 '다극화 시대'가 도래했고, 세계 각국이 예속에서 벗어나 호혜·평등·자주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정권의 반민주·반헌법 폭주에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농민과 노동자, 이 땅의 민중들이 희망이다"라고 했다.
하 의장은 "칼갈이기계를 짊어지고 구석구석 마을을 찾아다니는 우리가, 물에 잠긴 논밭을 뒤로 하고 서울투쟁을 성사해낸 우리가, 묵묵히 삶과 투쟁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 우리가 바로 희망이다"라며 "그 희망을 보았기에 전농 의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소임을 한번 더 결의하게 되었다"라고 했다.
하원오 의장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올 4월 총선을 승리로 돌파하고 농업파괴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에 맞서 싸우겠다"라며 "지난해 간고분투 속에 만들어낸 농민기본법과 양곡관리법, 필수농자재지원법의 농민3법이 우리의 무기가 되어줄 것이고, 올해 우리가 일치단결의 힘으로 돌파할 4월 총선이 승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원오 의장은 권혁주·강순중 후보와 함께 '기후위기·식량위기·농업위기의 시대, 국가책임농정으로의 전환', '농민3법 중심의 총선 돌파, 농업농촌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 '관세할당제도(TRQ)를 중심으로 한 수입농산물 철폐 투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이들은 '연대전선 강화, 윤석열 퇴진투쟁 전선을 전농이 구심이 되어 전면화', '지속가능한 농민운동을 위한 후계세대 조직사업, 간부육성 프로그램 진행', '지역맞춤형 찾아가는 조직교육사업 강화', '현장 중심의 농민운동 복원', '시군농민회, 읍면지회 조직 확대강화와 복원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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