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같은 모습에 억장 무너져" 사망 두 달 후 유족에게 통보한 병원

유족들은 구청 통보 받고 사망 사실 접해
치료비 및 안치료도 요구…유족들 ‘분노’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남성이 사망했으나, 이 사실이 가족들에게 2개월이 지나서야 알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병원 측은 유족들에게 치료비와 영안실 안치료를 청구해 논란이 됐다.

SBS ‘8 뉴스’는 지난 19일 50대 남성 김모씨가 지난해 10월 11일 당뇨 합병증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가 같은 달 29일 사망한 사건을 보도했다.

그러나 김씨의 사망 사실은 두 달이 지난 지난해 12월 26일에서야 가족들에게 알려졌다. 가족들은 김씨의 시신 인수 혹은 처리 위임을 하라는 내용의 구청 등기물을 받고 나서야 김씨의 사망 사실을 접했다.

김씨는 이혼 후 혼자 살고 있었기에 병원에 보호자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의 여동생은 김씨와 사망 나흘 전까지도 통화했지만, 본인도 병원에 입원 중이었기 때문에 추가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보호자 연락처가 없는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병원은 환자의 사망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알리고 지자체가 유족을 수소문하게 된다. 그러나 병원은 김씨의 사망 후 한 달 반이 지나서야 사망 사실을 구청에 통보했다.

현재 김씨 같은 무연고 사망의 경우 병원이 지자체에 언제까지 사망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담당자는 “병원이 유족을 찾지 못하면 아무리 늦어도 통상적으로 3~4일 이내에 공문이 도착한다”며 “사망 알림 공문이 왜 이렇게 늦게 왔는지 나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에 병원 측은 “지자체에 무연고 사망 통보를 하기 전 가족에게 연락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치료비 및 영안실 안치료를 요구하는 한편, “장례를 치를 경우 비용을 덜어주겠다”고 제안해 유족의 분노를 샀다.

김씨의 여동생은 “오빠의 시신은 몸에 있는 수분이 다 빠져나가서 미라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걸 보니 억장이 무너졌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