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적은 GK, 日 우승의 최대 장애물"…'A매치 4G' 스즈키 발탁→모리야스의 악수 [아시안컵]

권동환 기자 2024. 1. 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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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일본의 골키퍼 문제는 아시안컵 우승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이 대회 초반부터 모두가 예상했던 문제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19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상대 공격수 후세인 아이멘에게 헤더로 두 골을 내줘 1-2로 졌다.

그야말로 충격패였다. 한 골도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것이어서 큰 도움이 되질 않았다. 일본 축구 특유의 답답함이 전후반 추가시간 포함 100분 내내 경기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라크는 폭발적인 측면 스피드에 이은 체격 좋은 장신 공격수 후세인 아이멘의 제공권과 힘을 십분 활용했다. 아이멘은 전반 5분 알리 자심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받아넣어 이라크 관중 3만 이상이 찾아든 경기장을 열광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도 아메드 야히야의 왼쪽 측면 50여m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문전에서 머리받기로 연결해 대어를 낚았다.

이날 경기 결과로 일본은 1승 1패(승점 3)를 기록, D조 2위로 밀렸다. 이라크가 2연승을 내달리며 D조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일본은 이어진 D조 다른 경기에서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1-0으로 누르면서 D조 1위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라크의 D조 1위가 확정됐다.

현재 D조의 순위는 이라크가 2전 전승(승점6)인 가운데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승점3이지만 득실차에서 일본이 +1, 인도네시아가 -1이어서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잡았다. 베트남은 2전 전패로 4위다.

AFC 주관 대회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같은 복수의 팀 순위를 가릴 때 해당팀끼리의 승점을 따지기 때문에 이라크의 D조 1위가 확정됐다. 오는 24일 벌어지는 D조 최종전 2경기는 이라크-베트남, 일본-인도네시아로 짜여졌는데 이라크가 베트남에 패해서 그대로 승점6이 되어도 일본, 인도네시아보다는 앞선다. 일본-인도네시아전에서 어느 팀이 이겨 승점6으로 이라크와 동률이 된다고 해도 승자승 원칙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이라크전 패배를 본 일본 언론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많은 일본 축구 팬들이 지난 베트남과의 1차전에 이어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 골키퍼를 맹비난했다.

경기 시작 휘슬이 불리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첫 실점 때 스즈키의 대처가 아쉬웠다. 이라크는 전반 5분 왼쪽 측면을 파고 들던 알리 자심이 크로스를 올렸는데 일본 골키퍼 스즈키의 펀칭이 다소 약했다. 공은 기회를 노리던 후세인 앞으로 향했고, 후세인은 정확한 헤더슛을 만들었다. 비디오판독(VAR)이 실시됐지만 이라크의 골로 인정이 됐다.

전반 추가시간 왼쪽 크로스에 이은 아이멘의 골문 앞 헤더골 때도 스즈키는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1차전에서도 부실한 방어력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스즈키다. 일본은 이라크전과 마찬가지로 전반전에만 2실점을 했는데, 스즈키의 위치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인 탓에 순간적인 판단 미스가 겹쳤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일본은 역전승으로 승점 3점을 따냈지만, 스즈키를 향한 비판 여론은 식지 않았다. 스즈키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전 세트피스 수비 준비과정에서 기술적인 실수가 있었고 실점했다. 반성하고 다음 경기로 넘어가겠다"고 말했으나, 이라크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경기 연속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자 팬들은 스즈키한테 비판을 쏟아냈다. 일본 '풋볼 트라이브'에 따르면, 팬들은 SNS을 통해 "전체적으로 위치 선정이 나쁘다",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 "펀칭하는 게 아니라 잡아야 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수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매체도 미국 'ESPN'의 보도 내용을 전하면서 골키퍼 문제를 크게 우려했다. ESPN는 이라크전을 앞두고 지난 18일 "일본의 골키퍼 문제는 아시안컵 우승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대회를 앞두고 일본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낙점 받은 2002년생 스즈키는 신장 192cm, 체중 93kg의 체격 조건을 갖췄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 2021년 일본 J리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부터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임대 이적해 활약 중이다.

국가대표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U-17(17세 이하),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모두 경험하면서 연령별 대표팀 경험을 쌓았고 2022년 U-23(23세 이하) AFC 아시안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일본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A대표팀 데뷔 시기도 빨랐다. 2022년 7월 13일 첫 발탁 이후 같은 해 7월 19일 홍콩과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26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스즈키는 지난해부터 맨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지난 여름 일본 언론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일본인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과 500만 파운드(약 83억원) 이적료 영입에 근접했다. 맨유는 스즈키를 6년 동안 지켜봤다"고 보도했고, 영국 언론 역시 이 기사를 인용하며 "스즈키 자이온의 올드트래퍼드 이적 가능성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스즈키는 아직 공중볼 처리 등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뛰어난 킥력을 바탕으로 한 후방 빌드업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모리야스 감독은 과감히 스즈키를 아시안컵 주전 골키퍼로 내세웠으나 현재까지 그의 판단은 실패나 다름이 없다.

베트남전 이후 ESPN도 모리야스 감독이 아시안컵과 같은 중요한 국제 대회에 A매치 경험이 적은 골키퍼를 데려간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대회에 앞서 일본 대표팀 최종 명단에 승선한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4경기), 마에카와 다이야(비셀 고베·1경기), 노자와 타이시 브랜든(FC도쿄·0경기) 모두 대회 전까지 A매치 출전 횟수가 5경기를 넘지 않았다.

매체도 "스즈키 재능은 분명하기에 아마 일본의 장기적인 'No.1'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스즈키가 트로피를 노리는 일본 최후의 방어선이 되는데 필요한 경험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라며 스즈키의 경험 부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스즈키가 자신이 필요한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증명하지 못하거나, 마에카와도 클럽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국제 무대에서 재현하지 못한다면 2011년 아시안컵 우승 이후 13년 만에 아시아 축구 정상을 노리는 일본에게 골키퍼는 최악의 적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불행히도 매체의 우려는 이라크전에서도 나타났다. 이라크전에서도 불안한 장면을 노출한 스즈키는 끝내 팀의 1-2 패배를 막지 못하면서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일본의 최대 약점으로 등극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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