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스물넷 큰딸의 마지막을 전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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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발생 438일 만에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여당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이었지만, 여당은 끝내 표결을 거부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특별법 공포를 애타게 기다리는 유가족들이 대통령에게, 시민들에게, 하늘로 간 자녀에게 전하는 말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과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10.29 이태원 특별법이 왜 필요한 법안인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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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발생 438일 만에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여당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이었지만, 여당은 끝내 표결을 거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의 뜻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특별법 공포를 애타게 기다리는 유가족들이 대통령에게, 시민들에게, 하늘로 간 자녀에게 전하는 말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기자말>
[정미라]
글쓴이 : 정미라, 희생자 이지현의 엄마
'예비신부'였던 딸은 결혼준비든 뭐든 자기 앞가림 잘하고 동생들 잘 챙기는 믿음직하고 야무진 큰 딸이었다. 그 날 이후 가만히 누워있으면 눈물만 나서 하루를 정신없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억울하게 간 우리 아이들 명예 회복을 위해 뭐라도 하겠다는 마음으로 전주와 서울을 매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 10.29 이태원 참사 전주 분향소 앞에서 전주유가족들과 함께 촛불추모제를 하고 있다. |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과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10.29 이태원 특별법이 왜 필요한 법안인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 딸은 24살. 큰딸로 저에게 와준 예쁘고 똑똑하며 바르게 자라준 착한아이였습니다.
24년의 시간 동안 저의 가슴에 사랑을 가득 채워주며 삶의 희망을 준 아이가 어느날 한순간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웃음이 많던 아이는 눈을 꼭 감고 차디찬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지요.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눈 감았을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저는 지현이가 왜? 생의 마지막을, 열심히 살던 세상을 억지로 등을 져야만 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세상 어떤 부모에게나 자식 죽음의 이유를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유가족은 1년여 시간 동안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국회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이다. |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
유가족은 여야 합의에 의한 통과에 초점을 맞춰 최선을 다하고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수정하였지만 여당은 끝까지 유가족을 외면하면서 이 법안은 정쟁의 대상이라고, 국정조사에서 모든 문제제기한 사항들을 해결했다고 책임을 회피하였습니다. 야당 단독 통과로 법안은 통과되었지만 우리는 웃을 수도 없었으며 유가족을 끝까지 외면한 여당에 다시 한 번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문제의 이유를 듣지 못하였고 사과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지현이의 마지막을 알고, 찾고 싶습니다.
왜? 내 아이가 차디찬 아스팔트위에서 아무 도움도 받지 못 한 채 숨을 거두어야 했는지... 남편과 친구들이 옆에 있었지만 통제선 뒤로 물러나란 요구에 아이의 죽음을 먼 발치에서 그저 지켜봐야만 했는지...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숨을 거둔 것은 아닌지... 등 100여 가지 의문점들에 국가는 대답해 주지 않았습니다.
아름답게 살다간 아이의 명예회복과 그날의 진상과 진실이 규명되고 조사를 해야 저와 유가족은 살 수 있습니다.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0.29 이태원 특별법' 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법안을 절대 거부하지 마시고 국민 앞에 당당히 공포해야 합니다. 더이상 유가족들이 길거리에서 호소하지 않고 울부짖지 않도록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따뜻한 집으로 안고 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관련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통과를 촉구하는 삼보일배에 참여했었다. 빗방울 튀는 아스팔트 위에 얼굴을 댈 때마다 감정이 복받쳐 오르던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10.29 이태원참사 공식홈페이지(www.1029act.net)에도 업로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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