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졸전' 구보 "16강 한·일전? 인도네시아전에 다 건다" [아시안컵]

김지수 기자 2024. 1. 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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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절친으로 알려진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23·레알 소시에다드)가 이라크전 참패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19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1-2로 졌다.

일본은 이라크에게 명백히 실력으로 졌다. 이라크는 빠른 스피드, 그리고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188cm의 장신을 자랑하는 공격수 후세인 아이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본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일본은 불과 전반 시작 후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라크는 알리 자심의 크로스를 후세인 아이멘이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일본의 골망을 흔들고 1-0의 리드를 잡았다.

일본은 실점 후 반격에 나섰지만 이라크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 이라크의 측면 돌파에 수비가 흔들렸고 또 한 번 후세인 아이멘에게 득점을 헌납했다.

일본은 이라크전 패배로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A매치 연승 행진이 10경기에서 멈춰섰다. 일본이 이라크에게 패한 건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42년 만이다.

일본은 이날 이라크전 패배로 D조 2위로 밀렸다. 지난 14일 베트남을 4-2로 꺾었지만 이라크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오는 24일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이기더라도 조 1위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일본은 이어진 D조 다른 경기에서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1-0으로 누르면서 D조 1위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라크는 베트남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D조 1위가 확정됐다.

현재 D조 순위는 이라크가 2전 전승(승점6)으로 1위,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승점3이지만 득실차에서 일본이 +1, 인도네시아가 -1이어서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 잡았다. 베트남은 2전 전패로 4위다. 

AFC 주관 대회는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같은 복수의 팀 순위를 가릴 때 해당팀끼리의 승점, 승자승 원칙을 먼저 따진다. 일본이 인도네시아를 이겨 승점 6이 되더라도 이라크의 D조 1위는 변하지 않는다.

오는 24일 벌어지는 D조 최종전 2경기는 이라크-베트남, 일본-인도네시아로 짜여져 있다. 이라크가 베트남에 패해서 그대로 승점6이 되어도 일본, 인도네시아보다는 앞선다. 일본-인도네시아전에서 어느 팀이 이겨 승점6으로 이라크와 동률이 된다고 해도 승자승 원칙에서 밀린다.  

일본이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E조 1위와 맞붙는다. 현재 E조 2위인 한국이 20일 요르단을 꺾는다면 E조 1위를 확정하기 때문에 16강 토너먼트부터 아시안컵 최고 흥행 카드인 '한일전'이 성사된다. 

한국과 일본이 최근 아시안컵 무대에서 격돌한 건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었던 당시 한국 대표팀은 당시 일본과 연장 전후반까지 2-2로 혈투를 벌인 뒤 승부차기에서 0-3으로 졌다. 이 경기는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의 마지막 A매치였다.

일본은 일단 인도네시아부터 이겨야 한다. 비기기만 해도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D조 2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일본의 이번 아시안컵 경기력은 매우 좋지 못하다.

일본은 지난 14일 베트남을 4-2로 이겼음에도 전체적인 경기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골키퍼 스즈키 가이온은 수차례 불안감을 노출했고 수비력도 탄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본은 이라크전에서도 빠른 역습과 피지컬을 압세운 압박에 고전했다. 후반 추가시간 겨우 한 골을 만회했지만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라크전에 선발출전했던 구보는 후반 16분 교체되기 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9월 독일과의 A매치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패스로 2개의 도움을 기록, 일본의 4-1 대승을 견인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특히 가로채기(턴오버)를 21차례나 당해 이라크의 밀착 수비에 존재감이 아예 없었음을 알렸다.

구보는 일단 16강 토너먼트보다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에 일본 대표팀이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일전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 웹'은 이라크전 종료 후 구보 인터뷰를 보도했다. 구보는 16강에서 한국과 격돌하게 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한국과 경기를 할 생각을 하다 보면 인도네시아전에 발이 묶이게 된다"며 "우선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우선은 3차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구보는 2018년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만 17세 2개월 22일의 나이에 J1리그 데뷔골을 터뜨려 화제를 모았다. 2019년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일본 축구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스페인 무대 입성 후에는 RCD 마요르카를 시작으로 비야레알 CF, 헤타페 CF 임대를 거쳤고 2022년 7월 레알 소시에다드로 완전이적해 현재도 활약 중이다. 2022-2023 시즌 라리가 35경기 9득점 4도움, 올 시즌 7경기 5득점 1도움으로 레알 소시에다드 주축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2001년생 동갑내기 이강인과는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강인은 2011년 라리가 발렌시아 CF 유스팀에 입단한 뒤 2018년 1군 데뷔에 성공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RCD 마요르카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여름 프랑스 리그1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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