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짜리 선물세트, 매년 조기 완판…없어서 못파는 이 소
‘울릉칡소’는 청정 섬인 경북 울릉군에서 자라는 토종 한우다. 일반 한우보다 40%가량 비싼 몸값을 자랑하지만, 명절 때마다 선물세트로 항상 ‘완판(완전판매)’을 기록하는 인기 품목이다.
올해 설 명절에도 울릉칡소는 선물세트로 등장했다. 18일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칡소영농조합법인 농가 5곳은 직접 키운 칡소 9마리를 도축해 대형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을 통해 설 명절 선물세트로 판다. 가격은 4.2㎏ 명품세트 80만원, 2.8㎏ 일반세트는 30만~52만원이다.
80만원 세트도 매년 조기 완판돼
칡소는 고구려 시대 벽화에 나오는 한국 고유 품종이다. 칡덩굴 같은 무늬가 있어 칡소라 부른다. 또 한우 특유의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로 생김새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해 ‘범소’ 또는 ‘호반우(虎班牛)’로 불리기도 한다. 2004년 2월 황우(누렁이), 흑우(검정소), 제주흑우와 함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토종 한우 품종으로 등록됐다.
칡소는 일반 한우보다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울릉칡소는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울릉도에서 자라는 풀을 먹고 천연 암반수를 마시며 성장해 칡소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
또 칡소는 일제 수탈과 한우 개량 정책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국내 전체 사육 두수가 1000두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흔치 않다. 인구 1만 명이 되지 않는 울릉군에서는 13개 축산 농가를 모두 합쳐도 185두만 사육될 정도로 귀하다.
울릉칡소 185두뿐일 정도로 귀해
이 때문에 울릉칡소는 명절 선물세트로 출시될 때마다 빠르게 완판된다. 울릉칡소영농조합법인은 2010년부터 롯데쇼핑과 출하 약정을 맺고 명절 선물세트로 팔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13년간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릉칡소는 뛰어난 맛을 인증받아 2013년 국내 최초로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선정하는 ‘맛의 방주(Ark of Taste)’에도 등록됐다. 맛의 방주는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음식 문화유산의 소멸을 막고 세계 음식에 관심을 두자는 취지로 1996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해 울릉군은 울릉칡소 발전방향 재정립을 위해 최근 농업기술센터에서 ‘울릉칡소 명품화 유통망 구축과 등급판정 프로세스 고도화’를 주제로 축산농가 대상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등급 판정 프로세스 등 선진축산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울릉칡소가 진정한 지역특화 품목으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릉군은 역사성·상징성을 극대화해 칡소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칡소 테마공원(체험농장)조성과 미디어콘텐트(애니메이션 등), 각종 캐릭터 상품 제작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울릉=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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