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 위성 발사된지 두 달… ‘조용한 위성’

양낙규 2024. 1.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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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2달 지나도 기술 검증 사실상 불가능
촬영기술 등 러시아 통해 도입될 수도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성능이 검증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발사된 지 2달이 되어 가지만 위성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기술검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은 지난해 11월 만리경 1호가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괌·하와이의 미군기지, 한국의 진해·부산·울산·포항·대구·강릉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하며 정찰위성의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상관제소와 교신은 물론 영상 전송 또한 이뤄졌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한미 군 당국도 만리경 1호가 우주 궤도에 안착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군사위성을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도 군사위성이 촬영했을 사진에 집중하고 있다. 만리경-1호가 정찰위성으로서 효용을 발휘하는지 검증하려면 위성에서 찍은 촬영영상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영상을 성공적으로 촬영한다 해도 기술 수준 노출을 우려해 이를 공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은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등 두 차례 위성을 궤도에 올린 적이 있지만, 정상 작동이 확인된 적은 없다. 군은 지난해 5월 북한의 1차 발사 때 인양된 낙하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정찰위성에 장착된 카메라의 해상도도 3m급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가로·세로 3m 물체를 한 점으로 표시하는 수준이다.

미국도 정확한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플럼 미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는 17일(현지시간) 우주 정책 브리핑에서 북한의 군사 정찰 위성 발사와 관련, "(북한의) 전쟁 능력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주시하는 북한 정찰위성의 위협사항으로는 ▲한반도 주변의 주요 전략자산 동향의 파악 ▲주일 미군기지나 괌 등의 미군 전략자산 감시 등이 포함된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에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올해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9·19 군사합의가 파기되고 북한의 도발과 군사적인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서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위성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북한이 미흡한 군사위성 기술 보강을 위해 러시아와 손잡을 가능성도 크다. 19일 귀국한 최선희 외무상의 수행원은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들고 있던 서류가 외부에 노출됐다. 크렘린궁은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시 최 외무상의 수행원이 ‘우주기술분야 참관대상목록’이라고 적힌 서류를 들고 있었다. 정찰위성 협력방안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한의 재래식 포탄 생산을 책임지는 조춘룡 노동당 군수공업부장이 푸틴 대통령 예방, 북러 외무장관 회담 등에 배석했기에 양국이 무기 거래 등 군사 협력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도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으로 인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크게 확장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디 국장은 한미 정상이 지난해 워싱턴 선언을 통해 도출한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도 북러 간의 협력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디 국장은 이어 "나는 이 협력의 결과로 이 지역 내 위협으로서 북한의 성격이 앞으로 10년 동안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강조하며 역내 억지력과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술이 북한에 이전되는 추가적인 징후가 있을 경우 그동안 자제해왔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등을 통한 러시아 압박에 한국과 미국, 일본이 적극적으로 공조하는 방안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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