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네이버·카카오서 자동차보험 비교 된다는데…현실은 '조회 실패'
정확한 보험료 제공하도록 꼼꼼한 기준 급선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비교·추천 서비스가 베일을 벗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까지 손수 나서 점검하고 NH농협손해보험 광고모델인 배우 유인나까지 대대적으로 홍보에 동원한 만큼 기대가 컸다.
7개 핀테크사가 이날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빅테크사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해보고 싶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 보험료 비교 1분 걸린다더니…전 상품 조회도 안돼
무작정 검색창에 '보험비교'를 입력했더니 따로 연결되는 링크는 없었다. 대신 네이버페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네이버페이에 접속했다. 메뉴창을 누르니 추천메뉴에 '자동차보험비교' 탭이 있었다. 10개의 보험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고 써 있는 만큼 가장 저렴한 상품이 무엇인지 궁금해 클릭했다.
'1분만에 최저가 보험찾기'를 누르니 통신사 인증과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요구했다. 1분만에 되지 않겠다는 짐작이 갔다. 자동차 번호를 입력해 정보를 불러오고 보험기간을 선택했다. 기껏 자동차 번호도 입력했는데 내 차의 제조사와 ▲차종 ▲연식 ▲모델 ▲옵션 등을 물어봐 꽤 당황스러웠다. 이것들을 떠올리느라 이미 1분이 훨씬 지난 상태였다. 보험료 할인을 위해 장착한 안전장치 부속품 등도 입력해야했다. 사용목적과 운전자 범위도 입력하고 나서야 비교 결과를 알수 있게 됐다.
내게 가장 저렴한 상품은 메리츠화재로 240만원대 였다. 이밖에 낮은 보험료 순으로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화재 ▲하나손해보험 상품이 조회됐다.
그러나 나머지 5곳 보험사의 상품 조회에는 실패했다. 새로고침을 여러차례 했지만 '조회 실패'라는 문구만 나왔다. 10군데 비교결과가 전부 나와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싶어 가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쏟아지는 마이데이터 가입, 선택 약관 동의 요청에 '꺼림칙'
이번에는 부디 모든 상품을 조회할 수 있기를 바라며 카카오페이 앱에 접속했다. 이후 전체 메뉴에서 '자동차보험 비교' 탭을 찾아 클릭했다. 서비스 알림 수신을 동의하라는 선택 약관을 제외하고 동의했다. 카카오 인증서 덕분인지 네이버와 달리 휴대폰 인증 없이 주민등록번호와 차량번호를 입력할 수 있었다.
간단하다는 생각도 잠시 '내 자동차보험 연결하기'를 클릭하니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하라는 버튼이 제시됐다. 네이버에서처럼 일일이 입력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직접 입력하는 것이 귀찮아 동의했다. 단순히 가격만 비교할 건데 금융 정보를 다 넘겨야 한다는 것이 찜찜했다. 원치 않다면 자산 연결 일부를 해제할 수 있었지만 급한 마음에 예·적금 등 모든 자산 정보까지 모두 넘겨줬다. 이후 끊임없는 선택 약관의 유혹을 뿌리치고 나서야 겨우 보험시작일을 입력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안내와 함께 죠르디가 동공지진하는 이미지가 떴다.
기다렸다 재시도하니 다행히 차량 정보를 등록하라는 멘트가 나왔고 마침내 자동차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5곳의 자동차 보험상품은 조회되지 않았다. 정보만 빼앗긴 채 어설픈 보험비교가 끝났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를 통한 금융정보 수집이 불편한 고객을 위해 현재 보험 정보만 불러오도록 기본값을 변경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연결은 차량번호, 기존 자동차보험료, 기존 자동차보험 만기일 등이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이데이터를 통해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마이데이터 연결하지 않고 직접 최소한의 정보만 입력해 비교하는 방법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키오스크도 어려운데"…어려운데다 부정확한 보험비교
이 서비스를 고안할 당시 금융당국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내세웠지만, 결국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보험 비교를 위해 전체 메뉴 구석구석을 뒤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같이 서비스를 살펴보던 1970년대생 직장인은 "자주가는 카페 키오스크도 겨우 익숙해졌는데 1년에 한 번하는 자동차보험 비교를 위해 너무 많은 클릭을 해야한다"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게다가 핵심 서비스인 보험료 비교에도 실패했다. 10군데 중 5군데만 조회되는 반쪽짜리 서비스라면 비교 자체가 의미 없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현재 가입된 자동차 보험의 만기가 거의 도래했을 경우 사고율이 확인돼, 정확한 보험료를 계산하기 위해선 만기 30일 이내의 경우만 조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보험료가 조회된 상품들도 모두 예상 보험료일 뿐 정확한 보험료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 혼란을 방지하고 실제 가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선 관련 안내문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운영하던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에는 '귀하가 가입중인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만기도래 30일 이내 계약만 보험료 조회가 가능하며, 차량가액 등이 표준화 되지 않은 일부차종(병행수입 외제차, 20년 초과차량 등)은 보험료 조회서비스 이용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글이 쓰여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범운영 방안을 마련한 금융위원회는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는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보험을 플랫폼 비교·추천을 통해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상품 안내에 대한 꼼꼼한 기준을 제시하는 등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빠른 시일 내 업데이트를 통해 쉽고 빠른 보험 비교가 가능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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