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제국' 이시강 "교체투입, 누군가는 했어야…힘들고 외로웠다" [엑's 인터뷰①]

조혜진 기자 2024. 1. 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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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배우 이시강이 '우아한 제국'에 교체 투입, 뒤늦게 합류해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 무사히 완주했다.

이시강은 KBS 2TV 일일드라마 '우아한 제국'에서 냉혹한 아버지로부터 얻은 마음의 상처와 타고난 야심으로 온 내면이 뒤틀려버린 주인공 장기윤 역을 맡아 활약했다. 지난해 9월, 김진우가 일신상의 이유로 작품에서 하차하고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힘든 자리였음에도 "누군가는 그 자리를 대신했어야 했다"며 긴급한 상황 속, 많은 설득 끝에 제안을 받아들였음을 밝혔다.

작가와는 과거 작품을 같이 했었고, 제작사 대표와도 친분이 있었다는 이시강은 앞서 장기윤 역을 소화했던 김진우가 "못하는 배우도 아니"기에 오히려 자신이 민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망설였다고. 마땅히 이 역할을 대신해 줄 이가 없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인 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날 이시강은 바로 '우아한 제국'의 방송된 모든 회차와 대본을 다 읽었다. 꼬박 3일을 밤새워 준비해 바로 촬영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상황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양"을 소화했다. 그는 "내가 이걸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감독님, 작가님 기대도 부응해야 했다.  제가 할 역할은 이 작품을 아무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교체투입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시강은 "우정 출연으로 혼자 현장 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정말 쉽지 않다. 내 현장이 아니고 내 스태프들이 아니지 않나. 이건 주인공으로 들어가는 건데 지금에서야 이야기하지만 너무 외로웠다. 회사나 부모님이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힘든 시간이었다. 큰 공부였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사고 없이 마친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힘든 경험을 마친 그는, 과거 1인극을 준비하면서 강한 멘탈을 갖게 됐던 걸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런 쉽지 않은 상황에 잘 마무리가 돼서 또 한 번 스스로도 강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좋은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공연하고 연기한 지가 10년이 넘었다. '난 아직 부족해' 이렇게 살았던 것 같은데 살아오며 해왔던 것들에 저도 모르는 힘이 생겼나 보다. (그래서) 이번에도 잘 견디고 이겨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고생했고 보람되고 스스로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장기윤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는 '악인'이지만 주인공이었다. 때문에 너무 밉지만은 않게 그려야 했고, 이시강은 "악한 인물에도 사연이 있고 사정이 있지 않나. 그걸 잘 풀어내야 했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 생각했다. (장기윤은) 내가 하는 일이 나쁜지 몰라야 하는데, 표현 방법이나 장기윤 인물에 대한 고민으로 쉬지 않고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나쁜 짓임을 아는 것들에도 '이래서 이럴 수밖에 없었어'라는 마음을 갖고 갔다. 학대를 받으면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았던 장기에 대해 그는 "자꾸 남 탓하는 거다. 정당화시킬 순 없겠지만 '이유가 있는 나쁨이었으면 좋겠다'가 제 생각이었다. 아픔이 보였으면 좋겠어서 진심이 보이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그 연기를 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고도 설명했다.

처음에는 김진우의 장기윤과 비교도 많이 당했지만, 이시강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그는 "만인이 제 연기가 좋을 수 없다. 욕먹는 것에도 관대하다. 제 연기가 좋을 수도 있겠지만 싫을 수도 있는 거다. 공부하고 부족했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하면 된다. 아프고 신경 쓰고 할 겨를이 없다"면서 자신이 분석한 장기윤으로 만들어 갔다.

인터뷰 당일 이시강은 앞머리를 내리고 한층 부드러운 이미지였다. 이에 대해 이시강은 "사실 멋있게 보이려면 오늘처럼 (머리) 내리고 하면 되는데, (장기윤은) 회장이니까 더 성숙해 보이고, 차가워 보여야 했다. 내가 멋있게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장기윤처럼 보일까였다"며 옷 스타일도 이전의 화려한 모습이 아닌 무게감 있는 회장다운 슈트를 택했다고 했다.

전날에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촬영을 하고 왔다는 그는 자양강장제를 마시며 인터뷰에 임하기도. "시간조차 모를 만큼" 촬영에 매진했다는 이시강은 마지막 촬영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독백을 소화해야 했다면서 "그 시간도 저에겐 값진 성장이었다"고 했다. 장기윤은 죄가 드러난 후 차를 타고 도주하다 낭떠러지로 추락한다. 이 장면을 찍고 왔다는 그는 "그린 스크린에서 마블 연기를 했다"며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악인 장기윤이 맞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는 그는 "장기윤은 죽거나 감옥에 가야 했다. (결말에) 선택지가 많이 없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결말이다. 끝까지 자신이 하는 짓이 옳다고 믿고, 결국은 비서한테 죽임을 당한다. 제가 해왔던 걸 그대로 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연속극인데도 화려했다. 차 두 대를 부숴가면서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줬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힘든 자리에 들어가 장기윤을 위해 노력한 시간이 빛을 발했다. 그는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일일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이시강은 "(마친 이후 드는 생각은) '하길 잘했다'였다. 이렇게 강한, 자극적인 캐릭터도 드라마에서 처음 도전해 본 거기도 하고. 배운 것도 많고 멘탈도 더 강해진 것 같다. 상은 고생했다고 주신 상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에이코닉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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