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표심이 만든 대만 양당구도 균열…韓 ‘제3지대’ 성공 열쇠는?[정치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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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에서 '제3정당' 대만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득표율 26.46%로 약진하면서 수십년간 이어온 거대 양당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대만 선거 결과는 양당 체제의 파행과 비효율에 대한 불만이 '제3지대 선거혁명'으로 나타났다는 관측이 짙은데,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정치 구도가 판박이인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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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표심으로 ‘제3정당’ 20% 득표 약진
진보·보수 거대양당 갈등 첨예한 한국
MZ 흡수·중도층 확대가 관건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에서 ‘제3정당’ 대만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득표율 26.46%로 약진하면서 수십년간 이어온 거대 양당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대만 선거 결과는 양당 체제의 파행과 비효율에 대한 불만이 ‘제3지대 선거혁명’으로 나타났다는 관측이 짙은데,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정치 구도가 판박이인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정치권에도 ‘제3지대’ 바람이 불고 있어 대만의 선거 결과가 불과 석 달 앞으로 다가온 한국 총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석 확보한 민중당…MZ세대의 '양당 혐오' 분출 결과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예상보다 높은 26.46%의 득표율을 가져갔다. 총통 선거가 직선제로 전환한 1996년 이후 제3정당이 2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3정당은 국회에서도 캐스팅보트를 거머쥐었다. 전체 113석 중 집권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이 비등한 규모를 점한 가운데 민중당이 8석을 확보했다.
낙선은 했지만 커원저가 얻은 26% 득표율은 이변에 가깝다. 대만 언론들은 커원저의 선전을 두고 양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분출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저임금과 집값 상승, 육아 부담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해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평이다. 후보 3명 중 그의 유세 현장에 2030 지지자가 가장 많이 몰리기도 했다.
오랜 진보·보수 갈등 韓과 유사...4월 총선 중도층 확보 중요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의 정당구도가 유사해 함의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만 정치권의 보혁갈등은 오래된 논제고, 이를 가르는 변수는 늘 친중이냐 아니냐였다. 젊은층은 제3의 대안을 희구했고 그런 경향성이 이번 선거에서 발현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반적인 사회·세대구도가 한국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점이 있어 한국 총선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대만은 반중과 친중에 따라 각각 민진당(진보당)과 국민당(보수당)을 선호하는 유권자로 첨예하게 양분돼 있다. 집권여당의 실정 여부에 따라 거대양당이 ‘공수교대’식으로 정권을 잡아 왔다는 점도 한국과 닮은 점이다.
한국에서 제3지대가 거대양당 사이를 잘 파고들 수 있으려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얼마나 강한 구심점을 갖고 스윙보터이자 중도층인 MZ세대를 끌어올 수 있느냐가 변수란 해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중국, 미국과 관계’에 주로 충돌할 동안 제3당인 민중당은 철저히 MZ세대에 맞춰 지지를 끌고 갔다”면서 “외교·안보나 이념적인 게 아닌 것에 주목한다면 개혁신당에 주는 교훈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특히 “(한국 총선에서도)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사람들은 20~30대”라면서 “이준석 전 대표는 MZ세대로서 움직이는 스윙보터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만 상황과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양당 체제는 대통령제 하에서 필연적인 부분이 있고, 유권자들은 ‘사표(死票)’ 방지 심리에 의해 유력대선 후보에 몰리는 구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3지대’가 성공하기 위해선 화학적 단계의 결합이 잘 이뤄지느냐. 합당이 아니더라도 동일한 목소리를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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