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한동훈 이미지의 충돌 [기자수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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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부름에 앞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을 배려해, 자신이 의자에 앉아있다가 단상 앞에 나와 있다는 상황을 알린 것이다.
이전까지 국회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으로, 여권 지지층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젠틀맨 한동훈'의 이미지도 확실히 굳히게 됐다.
그런데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무기 중 하나인 이 '젠틀맨 한동훈' 이미지가 크게 상하는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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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함 잃은 한동훈도 인기 있을까
"의원님, 한동훈 장관 나와 있습니다"
지난해 6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부름에 앞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을 배려해, 자신이 의자에 앉아있다가 단상 앞에 나와 있다는 상황을 알린 것이다. 이전까지 국회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으로, 여권 지지층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젠틀맨 한동훈'의 이미지도 확실히 굳히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주자급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과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어쨌든 '한동훈 신드롬'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민의힘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차 전국 방방곡곡을 돈 그는 당원들은 물론 일반시민의 호응과 관심을 한 몸에 얻었다. 한 위원장이 당 중진의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찾은 여의도 한 중식집에선, 우연히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온 시민들이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한 시간씩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위원장 인기가 기존 정치인과 다른 그의 예의바른 태도와 신선함 등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무기 중 하나인 이 '젠틀맨 한동훈' 이미지가 크게 상하는 일이 생겼다. 지난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서 일어난 '김경율 비대위원 마포을 출마' 사건이다. 한 위원장이 직접 김 비대위원 출마 사실을 알렸는데, 10년간 이 지역서 활동했던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에게는 미리 언질이 가지 않았다. 김 위원장측의 반발, 이 상황을 지켜본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충격 등으로 신년행사가 얼룩졌다.
'마포을'은 민주당 텃밭으로 국민의힘에 험지 중 험지인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세 번 낙선했다. 한 위원장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양지도 아닌, 마포을 험지에 김경율 비대위원을 공천하는 것은 애초에 비난받을 상황은 아니었다. 또한 '누가 가도' 지는 곳이라면, 전략공천이 무조건 불공정한 일만도 아니다. 그렇지만 10년 동안 지역을 지켰던 김 위원장에게는 귀띔을 했어야 한다. 최소한의 예의다.
서울 한 당협위원장은 "김성동 위원장이 내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당협위원장들이 내 일처럼 느꼈을 것이다. 내가 제2김성동이 되지 말란 법이 있느냐"며 쓸쓸함과 두려움을 표했다. ‘젠틀맨 한동훈'이 이런 식의 '피 비린내'나는 공천을 시작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젠틀맨 한동훈의 이미지가 무자비한 한동훈의 이미지와 충돌하고 있다. 국민은 과연 젠틀함을 잃은 한동훈에게도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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