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위원장의 선풍적 인기 3가지 이유 [배종찬의 정치빅데이터]
빅데이터 한동훈 위원장 연관어...‘이재명’, ‘특검’, ‘이준석’ 등
‘한동훈 효과’ 발현 이유, 지혜(Smart)·소통(Speech)·이미지(Style)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방 행보가 선풍적인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 전국 곳곳을 다니며 지역 국민의힘 신년 인사회와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는 한 위원장에 대한 관심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화제가 되는 지역은 단연 부산이다. 부산은 여러모로 집권 여당에 악재가 많은 곳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곳이 부산이다. 전국 해산물의 집합지인 부산은 특히 바닷물의 안전과 소비자들의 심리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이다. 게다가 얼마 전 그토록 갈망해왔던 2030 세계 엑스포 유치가 무산되면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가장 크게 지지층 이탈을 걱정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부산을 찾았다. 부산 방문 일정에는 환영 인파가 대거 따라붙으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 위원장도 수시로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과 지지자 모습을 셀카 촬영하며 인기를 만끽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는 수많은 당원이 참가해서 한 위원장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한 위원장은 “부산을 너무 사랑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하면서 입었던 맨투맨 티셔츠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맨투맨 티셔츠와 회색 코트를 착용한 채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했다. 항상 정장을 즐겨 입던 그의 평소 모습과는 사뭇 다른 차림이었다. 그가 입은 티셔츠는 그레이 색상으로 ‘1992’라는 숫자가 적힌 옷이었다. 1992년은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연도다. 이를 두고 야구를 좋아하는 부산 민심을 파고들기 위한 한 위원장의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부산에서 1박 2일을 머물렀다. 마치 한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1박 2일’을 연상케 만드는 전략처럼 보인다. 데이터를 보더라도 한 비대위원장의 부산 방문은 효과가 있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9~11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2명 무선 가상번호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4.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2%로 나타났다.
주목하는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곳이 부산이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그 이후 1박 2일로 방문한 곳이 부산이다. PK 지역에서 한 위원장은 33%, 이 대표는 21%로 나왔다. 12%포인트 한 위원장이 더 높다.
한 비대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빅데이터 연관어로 분석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0~13일 빅데이터 연관어를 파악해 보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연관어는 ‘위원장’, ‘정치’, ‘민주당’, ‘국민의힘’, ‘국민’, ‘이재명’, ‘특검’, ‘이준석’, ‘주가’, ‘야당’, ‘국회’, ‘비상대책위원장’, ‘슈가’ 등으로 올라왔다.
부산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이재명’, ‘민주당’, ‘정치’, ‘위원장’, ‘한동훈’, ‘국민’, ‘경찰’, ‘수사’, ‘국민의힘’, ‘조사’, ‘정부’, ‘헬기’, ‘재판’ 등으로 나타났다. 부산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면 부산 민심이 이재명 대표 피습 이후 요동치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과 빅데이터로 연관되는 인물로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모두 등장했지만,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 결과를 보면 한 비대위원장 쪽에 긍정적으로 작동되는 반응이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이 대표는 부산 민심을 다지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 현장을 방문했지만, 피습 이후 서울대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부산 민심에 혼란과 논란이 작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동정 여론이 많이 일어났을 법한 PK 지역에서 민심을 움켜쥐지 못한 상태로 해석된다. 다 붙잡았던 표심이 달아난 셈이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지난 11~12일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부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파악해 보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논란’, ‘우려’, ‘비판’, ‘의혹’, ‘희망’, ‘잘하다’, ‘좋은추억’, ‘응원하다’, ‘승리하다’, ‘믿다’, ‘특혜’, ‘혐오’, ‘참사’, ‘화제’ 등으로 나왔고 부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맛있다’, ‘좋다’, ‘스트레스’, ‘고민’, ‘최고’, ‘기대’, ‘추천드리다’, ‘좋아하다’, ‘서비스제공받다’, ‘최선’, ‘일품’, ‘진심’, ‘맛있는음식’, ‘감사하다’ 등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에 있어 한동훈 위원장은 긍정 40%, 부정 57%로 나타났고 부산에 대해서는 긍정 감성 비율 73%, 부정은 26%로 나타났다(그림).
정치인에 대한 빅데이터 긍정 감성 비율이 40% 수준이라면 높은 편이다. 정치인의 방문이 웬만한 연예인 수준만큼이나 주목도와 관심도를 높여 놓은 결과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부산 방문이 대박 터진 결정적 이유는 다음 3가지다.
우선 지혜(Smart) 전략이다. 부산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한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 이름을 본뜬 ‘1박 2일’ 방문은 호감을 불어오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과 무당층의 눈길을 끌게 된다. 특히 한 비대위원장이 공을 많이 들인 지역으로 인식되는 대구·경북 이상 가는 정성을 기울이는 전략이었다.
두 번째는 소통(Speech)전략이다. 한 위원장은 “저와 국민의힘은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 그리고 앞으로 부산에 더 잘하겠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인들조차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표현을 한 비대위원장은 남발로 보일 정도로 부산 방문에서 많이 사용했다. 효과적인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이미지(Style) 전략이다. 부산 방문했을 때 자갈치 시장 방문, 1992 맨투맨 티셔츠 착용, 비프 광장에서 씨앗호떡 사 먹기 등은 시민과 더 가까워지는 이미지 전략이다. 친화적인 스타일을 구사한 셈이다.
부산에서 대박 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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