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보호하고, 공부 가르치고… ‘샤프롱’을 아시나요?

장지영 2024. 1. 2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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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스쿨 오브 락' 내한공연에는 영국 아역 배우 17명이 함께한다.

아역배우 보호자는 시간에 맞춰 아이를 샤프롱에게 인계하고, 연습과 공연이 끝나면 다시 샤프롱이 부모에게 아이를 인계한다.

그나마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권고'에서 공연장과 촬영장에 아역배우 전담 보호자, 즉 샤프롱을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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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오래전부터 강제
2010년 국내 첫 도입
2022년 뮤지컬 ‘마틸다’ 연습실에서 아역배우들이 샤프롱으로부터 물을 건네받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스쿨 오브 락’ 내한공연에는 영국 아역 배우 17명이 함께한다. 평균 연령이 11.5세인 아역 배우들은 영국 프로덕션에서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무대에는 12명이 출연하지만, 휴식 등을 위한 역할 교체 때문에 5명이 더 많다.

그런데, 아역 배우들은 투어공연에 성인과 달리 각각 보호자(부모나 부모로부터 위임받은 인물)를 동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국 프로덕션은 아역 배우들을 전담 관리하는 ‘샤프롱’ 3명을 고용하고 있다.

‘샤프롱’(chaperon)은 과거 젊은 여성이 사교장에 나갈 때 따라가 보살펴주던 사람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지금은 공연장이나 촬영장에서 아역배우를 보호하는 스태프를 일컫는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샤프롱을 두도록 강제하고 있다. 아역배우의 보호자는 원칙적으로 연습실과 분장실 등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공연장에서 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샤프롱의 몫이다. 아역배우 보호자는 시간에 맞춰 아이를 샤프롱에게 인계하고, 연습과 공연이 끝나면 다시 샤프롱이 부모에게 아이를 인계한다.

또한, 아역배우의 하루 연습 또는 공연 시간도 정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공연에 출연할 경우 개인 교습이 이뤄져야 한다. 개인 교습은 하루에 최저 3시간의 수업이 시행된다. 개인 교습 교사는 교육 당국의 승인을 받은 사람만 할 수 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경우 아역 배우와 함께 온 보호자 가운데 2명이 개인 교습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샤프롱 제도는 공연계에서 아역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영미 뮤지컬 덕분에 도입됐다. 창작진이 참여해 원작과 무대를 동일하게 구현하는 ‘레플리카’ 공연을 제작할 때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자국 기준에 맞춰 샤프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2010년 제작사 매지스텔라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국어 프로덕션을 만들었을 때 국내에서 처음으로 샤프롱을 고용했다.

이후 신시컴퍼니가 2014년 뮤지컬 ‘원스’의 한국어 프로덕션 당시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요구로 샤프롱을 둔 이후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을 공연할 때마다 샤프롱을 각각 6명, 4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뮤지컬 ‘킨키 부츠’ ‘레미제라블’ ‘서편제’ 등이 샤프롱을 뒀다.

한국에서는 2014년 아동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보호가 담긴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뒤늦게 제정됐지만, 선언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제작 현장에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이 아예 포함돼 있지 않아서 제작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 한마디로 제작사의 선의에 기대야 한다. 그나마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 권고’에서 공연장과 촬영장에 아역배우 전담 보호자, 즉 샤프롱을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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