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해외 유출 땐 최대 징역 18년 가능

임주언 2024. 1. 2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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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범죄자에게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 양형기준 권고안이 마련됐다.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처벌 수위는 낮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4월 "산업기술 국외 유출 등 기술 유출범죄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외국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형위에 양형기준 수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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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위… 참작 사유 ‘전과없음’ 삭제
영리·상습 마약범죄엔 최대 무기
흉기 사용 스토킹 범죄 최대 징역 5년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강원도 강릉시의 한 카페에서 대학생 15명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준비와 지난해 강릉 산불 대응·복구 작업을 하는 현장 근무자 40여명을 만나 오찬을 했다고 대통령실에서 밝혔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국가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범죄자에게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 양형기준 권고안이 마련됐다.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처벌 수위는 낮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지식재산·기술 침해범죄와 스토킹·마약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 양형기준은 판사들이 판결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판결문에 사유를 적어야 한다. 이번 양형기준안은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3월에 최종 확정된다.

양형위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분류됐던 기술 유출범죄를 ‘산업기술 등 침해행위’로 떼어내 양형기준을 정비했다. 반도체·조선 등 국가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침해한 범죄의 기본 양형은 징역 3~7년으로 정했다. 상당 금액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특허권, 영업비밀, 기술 등을 침해한 경우 특별가중인자가 더해졌을 땐 최대 권고형량을 징역 18년으로 높였다. 산업기술 국내 침해의 최대 권고형량은 기존 6년에서 9년으로, 국외 침해의 최대 권고형량은 9년에서 15년으로 상향됐다.

또 양형기준안은 기술 침해범죄가 대부분 초범에 의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형사처벌 전력 없음’을 집행유예 주요 참작 사유에서 제외했다. 감경인자인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포함)’에선 ‘공탁포함’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공탁만 하면 당연히 감경인자가 되는 것처럼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이다.

그동안 관계기관은 주요 산업기술의 유출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전달해왔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4월 “산업기술 국외 유출 등 기술 유출범죄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외국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형위에 양형기준 수정을 요청했다. 산업계에서도 법정형보다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고 지적해왔다.

양형위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마약범죄의 양형도 대폭 강화했다. 마약범죄 양형기준에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수수 등’ 유형을 신설하고, 권고형량 범위를 올려 영리 목적 또는 상습범의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양형위는 “최근 마약류 확산세와 10대 마약범죄 증가 추세에 대한 사회적 우려,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죄에 대한 양형 강화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가액 10억원 이상의 대량 마약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도 최대 무기징역으로 상향됐다.

스토킹 범죄는 일반 유형의 경우 최대 3년까지, 흉기를 소지하면 최대 5년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이 상향됐다. 양형위는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를 특별가중인자로 설정하고, 정의 규정에 피해자 또는 동거인, 가족이 범행으로 생활방식을 변경하는 등의 피해를 본 경우를 포함했다. 특별가중인자로 ‘동종 전과(3년 이내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를 설정하고, 동종 전과 범위에 사이버 스토킹, 동일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미수, 폭력범죄 등을 더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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