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하나님과 서행하는 한해 되기를

2024. 1. 2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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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생활하다 13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살기 시작했을 때 지하 주차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새해에는 하나님과 서행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분주한 일정 가운데 살고 있을지라도 우리의 마음만큼은 하나님과 천천히 동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축복을 잊지 않고 감사할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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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생활하다 13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살기 시작했을 때 지하 주차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서행’이란 단어였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서쪽으로 이동하라는 표시인 줄 알고 헤맸던 적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것은 우리가 모두 공감하는 개념일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여정에서도 서행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어 성경을 보면 하나님과 동행하는 모습을 하나님과 ‘워킹(walking·걷는다)’ 하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창세기 5장 24절을 보면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라고 나옵니다. 에녹이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한 것을 ‘Walk faithfully with God’(NIV)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가 뛰지 않고 걸을 때 할 수 있는 게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주변 풍경을 만끽하며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깊이 생각할 수도 있게 됩니다. 운전하면서도 속도를 줄이면 여유가 생기고 운전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몇년 전 국토교통부에서는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발표했습니다. 속도를 줄일 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보고 지키게 될 것이라는 캠페인 문구였습니다.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하나님과 서행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분주한 일정 가운데 살고 있을지라도 우리의 마음만큼은 하나님과 천천히 동행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씀을 묵상하며 살 때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축복을 잊지 않고 감사할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지난 송구영신 예배에서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습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는 철을 따라 열매를 맺습니다. 이는 빠른 시간을 요구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결실을 보는 모습입니다. 그 비결은 마르지 않는 시냇물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생수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기에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형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서행하시는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에서 늘 마시고 채워지게 되기를 축복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급하게 돌아간다 할지라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동행하시는 하나님은 여전히 그 자리에 계십니다. 그 하나님을 찾아 누리는 자는 진정 복 받은 사람입니다. 결단코 세상과 함께 흔들리거나 시들지 않을 것입니다. 주 안에서 강건한 여러분이 되시기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승욱 목사
할렐루야교회
국민일보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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