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3선' 김민석, 14년째 추징금 미납인데 '검증 적격'
정치자금법 전력에도 '예외 조항'에 예비후보 적격 판정
"실형 산 사람 검증위 통과 문제…지난 총선과 뭐가 다르냐"
22대 총선 서울 영등포을에서 4선에 도전하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대법원에서 확정된 추징금 7억2000만원을 14년째 완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이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도 법원이 범죄 수익으로 규정해 국가에 내라고 판결한 추징금 수억원을 완납하지 않았는데도 당내 검증 과정을 문제없이 통과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은 현재 서울남부지검에 납부해야 할 추징금을 미납한 상태다. 김 의원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추징금이) 아직 남아있다"며 "열심히 갚고 계신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지인 3명에게서 7억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억20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는 벌금형으로 형량을 낮춰 벌금 600만원, 추징금 7억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10년 8월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날 현재까지 김 의원이 미납한 추징금의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3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3년 국회의원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엔 추징금 2억5900여만원이 남은 것으로 나와있다. 김 의원이 2022년 한해 동안 1억6100만원을 일부 상환했다고도 돼 있다. 당시 김 의원의 자산은 마이너스 1401만원으로 신고됐다.
정치자금법 제45조 또는 제49조의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확정일부터 5년 동안 각종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게 된다. 김 의원은 2010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총선 출마는 가능하다. 추징금 미납자에 대한 선거 출마 금지 조항도 없다.
다만 김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도 10년간 추징금 총 7억2000만원 중 1억원만 납부하고 6억2000만원은 미납 상태로 출마해 논란이 된 만큼, 이번에도 미납 상태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느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총선 당시 추징금 미납 논란에 김 의원은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회의원이 되면 세비에서 얼마를 내겠다"고 말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분들은 재산이 아예 없다고 주장해서 보통 추징금을 안내고 끝낸다"며 "(내 경우는) 체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반박하기도 했다.
더욱이 김 의원에 정치자금법 유죄 전력이 두 차례나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앞서 2005년에도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SK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였다.
민주당 당규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 중인 자'를 공직선거 후보자 부적격 심사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 18일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의 '12차 검증 심사 통과자 명단'에 포함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검증위는 사실 당헌·당규에 따라 기계적으로만 판단한다고 보면 된다"라며 "김 의원이 심사를 통과한 건 당규에 나와 있는 예외 조항이 적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규에는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는 후보라도 검증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과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김 의원의 정치자금법 유죄 전력이 내부에서 문제가 됐으나, 당시 당대표였던 이해찬 대표가 최고위에서 "김 전 의원 사건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이걸 재론하는 건 본인에게 억울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이 있다는 건 향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문제 삼으려면 삼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추징금 완납이 안된데다, 근본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산 사람은 검증위에서 통과가 되면 안 됐다"라며 "지난 총선 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 이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영주, '강성희 퇴장' 사태에 "입법부 모독행위 심각한 유감"
- 한동훈,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대통령실과 갈등 없다"
- 윤재옥 "조국-임종석 '선거개입' 재수사, 만시지탄이자 사필귀정"
- 이용호 "전북 대표언론도 강성희가 잔칫날 재 뿌렸다고 비판"
- '민주당 3선' 김민기, 총선 불출마 선언…"기득권 내려놓겠다"
- 국민의힘 "이재명 개인 재판에 친명 조직 총동원…정치자금법 위반 소지 다분"
-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무죄를 확신한다면 [기자수첩-정치]
- "명태균 영향력, 실제 있었나 아니면 과도하게 부풀려졌나" [법조계에 물어보니 544]
- 강남 비-사이드 ‘1번 배우’ 조우진, 이견 잠재우는 ‘볼륨 연기’ [홍종선의 신스틸러㉑]
- ‘오! 대반전’ 홍명보호 원톱, 조규성·주민규 아닌 오세훈…공중볼 경합 승률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