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밋빛 전망에도 코스피 상단 2800? [취재수첩]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1.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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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의 2024년 투자 유망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업종이 반도체다. 주요 리서치들은 앞다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올렸다. 최고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9만5000원, SK하이닉스는 18만5000원이다. 7만원대, 13만원대의 현 주가와 비교해 꽤 높다. 시장에서는 ‘9만전자’ ‘18만닉스’라는 신조어가 다시 등장했고,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반도체 가즈아~’라는 말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2024년 대표적인 포모(FOMO·자신만 소외될까 봐 두려워함) 주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증권가에서 반도체를 이렇게 한목소리로 밝게 본 적도 드문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중은 30%에 달한다. 만약 두 기업 주가가 예상대로 급등한다면 코스피는 3000선에 근접해야 한다.

하지만 리서치 대부분 올해 코스피 상단을 2700~2800으로 제시했다. 3000 이상 전망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지난해 말 지수(2655.28)를 고려하면 코스피 상승 여력을 고작(?) 5% 안팎으로 봤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전망이 나온 이유는 코스피지수를 예측하는 애널리스트와 반도체 애널리스트 간 분석 툴이 달라서다. 논리적으로 어색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보수적’으로 지수를 추정하는 경향 때문일 수 있다. 아니면 지난해 말 반도체주 상승에 편승해 향후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전문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리서치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나마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코스피와 반도체 전망은 공존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애널리스트는 빗나간 예측이 아니라 논리적이지 않은 분석을 더 부끄러워해야 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3호 (2024.01.17~2024.01.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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