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김승규 돌발 낙마 '충격'…아시안컵 부상 잔혹사 이번에도

김현기 기자 2024. 1. 19. 18: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가도를 위한 클린스만호 전진이 초반부터 막혔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낙마했기 때문이다. 최근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초반에 부상자가 나와 성적 내기에 어려움 겪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예상 외로 핵심 문지기가 부상 당하는 일에 직면했다.

대한축구협회(협회)는 19일 김승규가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대표팀 소집에서 해제됐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김승규는 전날 훈련 중 자체 게임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후 도하 현지에서 밤 늦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규는 현지에 가족들이 함께 체류하고 있어 가족들과 논의 뒤 귀국 일자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클린스만호는 이에 따라 조현우(울산)와 송범근(쇼난 벨마레) 등 2명의 골키퍼로 결승전까지 최대 6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게 됐다.

클린스만호 입장에선 어느 유명 해외파 스타플레이어 부상 만큼 뼈아픈 소식이다. 김승규가 최근 5년간 대표팀 부동의 골키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던 김승규를 그러나 정성룡, 조현우에 각각 밀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와 최종전에서 한 차례 뛰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2018년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온 뒤부터 그의 입지가 달라졌다. 골키퍼에서 시작되는 빌드업에 능하다보니 조현우 등을 제치고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올라섰다. 지난 2022년 11월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4경기를 모두 뛰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여한 김승규는 월드컵 직후 지난해 3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주전 골키퍼 입지를 빼앗기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총 12차례 A매치를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치렀는데 김승규는 이 중 10경기를 전부 풀타임으로 뛰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그의 능력을 충분히 믿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전격 낙마로 인해 클린스만호는 당장 K리그와 J리그가 끝나 컨디션이 미지수인 조현우와 송범근을 믿고 남은 일정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승규의 낙마는 한국 축구의 아시안컵 '부상 불운'이 또 다시 찾아왔다는 점에서도 아쉽다.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며 월드컵 본선을 10회 연속 진출했으나 고작 4팀이 겨뤄 우승팀을 가려냈던 지난 1960년 한국 대회 이후 아시안컵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5년 호주 대회, 201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에선 대표팀 핵심 멤버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겪어야 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1월 호주 대회에서 손흥민, 차두리 등을 내세워 55년 만의 우승을 노렸으나 조별리그 첫 경기인 오만전을 마치고 당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핵심 미드필더 이청용이 다쳐 낙마한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활약하던 구자철까지 집으로 돌아가 21명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청용의 경우 오만전 마치고 별다른 부상 증세가 없었는데 갑자기 알려져 대표팀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어 구자철까지 돌아가면서 당시 슈틸리케호는 유럽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팀의 기둥급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행히 손흥민과 이정협 등의 활약을 바탕 삼아 결승까지 올랐으나 호주에 패하면서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번뜩이는 공격력이 좋은 이청용, '박투박' 미드필더로 아시아 정상급 클래스였으며 2011년 대회 득점왕이었던 구자철의 공백이 중간중간 대표팀에 스며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벤투 감독이 지휘했던 2019년 UAE 대회에서는 1차전 전부터 부상자가 나와 대회 앞두고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나상호가 부상을 입어 이승우와 교체됐다. 이후엔 기성용과 이재성 등 주축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면서 벤투호가 흔들렸다. 한국은 결국 8강에서 뜻하지 않게 카타르의 중거리포에 한 방을 얻어맞고 0-1로 무릎을 꿇으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한국이 8강에서 탈락하기는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15년 만의 일이어서 충격이 더욱 컸다.

이에 따라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 클린스만호도 부상 주의보가 항상 따라다녔으나 결국 첫 경기 직후 김승규가 낙마하는 불운을 안게 됐다.

골키퍼의 경우 특수 포지션이어서 남은 2명 중 한 명이 더 다치거나 경고누적 등으로 결장하면 아주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

조현우는 다행히 지난 2년간 K리그1 최우수골키퍼를 수상할 정도로 김승규 못지 않은 기량과 컨디션을 갖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주전 골키퍼로 뛰면서 국제대회 경험도 상당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온 뒤엔 6-0으로 대승한 지난해 10월 베트남과의 홈 친선 경기에서 한 차례 나선 적이 있다.

아시안컵 첫 경기 전에 김승규가 낙마했더라면 대체 골키퍼를 한국에서 공수할 수 있었지만 바레인과 1차전 직후 부상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2명 갖고 남은 대회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필드플레이어로도 메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일단 골키퍼의 부상 없는 안정적 운영을 우승 가기 위한 1차 과제로 꼽게 됐다.

문제는 클린스만호의 남은 태극전사들 중에서도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이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5일 바레인전을 앞두고 레프트백 김진수와 주축 공격수 황희찬이 부상을 입어 23명의 바레인전 출전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이들은 수비수 김지수와 함께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김진수와 황희찬은 20일 열리는 요르단전을 앞두고는 상당히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김승규 부상 낙마로 인해 두 명 모두 보다 조심히 활용될 수밖에 없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전에서 레프트백 이기제가 부진, 후반 초반 교체아웃되는 등 풀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수가 무리하게 투입됐다가 다치면 수비라인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다른 측면 수비수 김태환 역시 경미한 통증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 역시 이번 시즌엔 큰 부상이 없었으나 2015년 유럽 진출 뒤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중심으로 20여차례 부상을 당한 터라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신중한 활용이 필요하다. 황희찬은 1년 1개월 전인 지난 2022년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부상 때문에 1~2차전을 통째로 결장한 뒤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교체로 들어가 후반 추가시간 돌입 직전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아 결승포를 터트린 적이 있다.

당시에도 황희찬의 조기 투입설이 있었지만 벤투 감독이 최대한 늦춘 끝에 황희찬을 포르투갈전 후반에 넣었고 적중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엔 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 부상 없이 건강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현재 부상도 큰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흥민, 이강인과는 다른 스타일의 공격력을 갖고 있는 만큼 황희찬의 부상이 커지지 않도록 신중한 운영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는 부상으로 대회 기간 도중 낙마)

GK : *김승규(알 샤바브) ,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 김영권(울산) ,김민재(뮌헨),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퍼드), 설영우, 김태환(이상 울산), 이기제(수원), 김진수(전북)

MF : 박용우(알 아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양현준(셀틱)

FW :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

2024년 1월15일 2023 아시안컵 / 한국 3-1 바레인(카타르 도하) / 득점 : 이강인(2골), 황인범

2024년 1월20일 2023 아시안컵/ 한국-요르단(카타르 도하)

2024년 1월25일 2023 아시안컵/ 한국-말레이시아(카타르 도하)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