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최소화하는 이재명…'팔도일주' 한동훈과 정반대 리더십
4ㆍ10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반대 리더십으로 선거를 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 도발을 멈춰야 한다”며 “김정은, 김일성 주석의 노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ㆍ여당을 향해서는 “국정을 책임질 정부와 여당이 오로지 거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이 대표의 당무 일정은 오전 9시 회의만 있었다. 공식 메시지는 모두 발언이 전부였다. 부산 피습 이후 ‘트라우마’를 이유로 멈춘 기자들과의 문답은 이날도 진행되지 않았다. 회의를 마친 후엔 10시 30분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 참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했다. 전날 일정은 국회에서 진행한 저출생 대책 발표 하나뿐이었다.
반면 한 위원장은 이날 종일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신교계 지도자들과 만난 뒤, 오후엔 AI 산업 관련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2일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팔도를 순회 중이다. 전날엔 스타트업 회사에 ‘2024 정책 주문 배달’이 적힌 상자를 들고 방문해 저출생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이 대표의 ‘로우키(low-key) 전략’과 상반된 ‘광폭 행보’다.
이는 ‘한동훈 vs 이재명 구도’를 만들려는 여당과 ‘윤석열 심판론’으로 총선을 치르려는 야당의 셈법이 엇갈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여론이 악화하니, 한동훈이 간판임을 부각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양당의 전략이 유효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시지가 많아 자칫 모순된 말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객 공천은 없다”는 약속과 달리 “김경율 비대위원이 서울 마포을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논란이 인 게 대표적이다.
이 대표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안보이기 전략’만 펼치다간 중도층을 놓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반사이익으론 지지자만 결집할 따름으로,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선거제에 대한 입장 정리를 수개월째 미루는 중이고, 당 대표실 직원이 총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공천도 혼란한 상황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신년기자회견, 지역순회일정으로 현장 행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당 지지율은 정체 중이다.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16~18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6%, 더불어민주당이 3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와 동일했으며, 민주당은 1%포인트 내린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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