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에 마약 팔면 무기징역…산업스파이엔 최대 징역 18년 [대법 양형기준 강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마약 범죄가 증가하고,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이 계속되자 법원이 이들 범죄의 권고형량을 높이기로 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상원)는 19일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죄의 형량을 최대 무기징역까지 강화하고,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양형기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형기준은 일선 판사들이 판결할 때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이다. 범행 경위와 결과, 상습성, 피해회복 여부 등을 고려해 권고 형량 범위를 감경, 기본, 가중으로 세분화한다. 일선 재판부가 양형기준을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지만, 이를 벗어날 때는 판결문에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 무기징역까지
아울러 마약범죄가 거대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마약가액 10억원 이상인 대량범의 경우 기본 징역 10~15년, 가중시 징역 13년~무기징역으로 설정했다. 10억 원 상당의 마약은 필로폰 10kg(33만회 투약 분량), 헤로인 12kg에 해당한다.
대마 투약·단순소지죄도 가중시 10개월~2년에서 1~3년으로 권고 형량범위를 높이는 등 대마범죄의 양형을 강화했다. 양형위는 “소위 ‘게이트웨이 드러그(Gateway Drug)’라 불리는 대마에 대한 수출입죄 뿐만 아니라 투약, 단순소지 등 범죄에 대하여도 권고 형량범위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또 ‘상대방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사용, 투약, 제공한 경우’, ‘다른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도 비난할 만한 동기로 분류해 형을 가중할 수 있도록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마약을 사용, 투약, 제공하거나, 성범죄 등 다른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약류를 이용한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국가기술 유출, 최대 ‘징역 18년’
양형위는 “기술침해범죄에 대한 엄정한 양형을 바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해 기존 양형 사례나 법정형이 동일한 유사 범죄 군의 양형 기준보다 상향된 형량 범위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유출 범죄는 그동안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분류돼 6년형이 최대치였다.
또 ‘비밀유지에 특별한 의무가 있는 자’의 정의 규정에 ‘피고인이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 또는 산업기술 등을 비밀로서 유지할 의무가 있는 자’ 등을 추가했다. 양형위는 “영업비밀은 거래처나 파견직원 등도 유출하는데 현행 정의규정이 이를 포함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술 침해 범죄가 대부분 초범인 점을 감안해 ‘형사처벌 전력 없음’을 집행유예 주요 참작사유에서 제외했다.
‘흉기 든 스토킹범죄’도 형량 강화
흉기를 소지한 스토킹범죄의 경우 최대 징역 5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흉기를 휴대한 스토킹범죄의 경우, 가중영역에서는 징역형만을 권고하고 예외적으로도 벌금형을 선택할 수 없게 설정했다.
양형위는 스토킹범죄의 ‘특별가중인자’로 피해자가 이사하는 등 생활방식이 변경되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를 포함했으며, 혐오 또는 증오감에서 범행을 저지른 경우도 가중인자에 추가했다. “중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스토킹범죄의 특수성과 위험성, 사회적 관심도와 인식을 두루 고려했다”는 게 양형위의 설명이다.
양형위는 다음달 16일 대법원에서 양형 기준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어 3월 전체회의를 통해 양형 기준을 최종 의결한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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