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한재민 "직접 기획한 롯데콘서트홀 공연, 가장 설레는 무대"

박병희 2024. 1. 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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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무반주 연주 충분한 매력적인 악기"
'인하우스 아티스트' 3월·10월 두 번 공연
코다이 첼로 소나타·차이콥스키 트리오 등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첫 번째 공연은 올해 가장 설레는 무대 중 하나다. 이날 연주할 졸탄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첼로곡이다."

첼리스트 한재민이 오는 3월27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홀로 오른다. 그는 정말 좋아한다는 코다이의 곡 외에 존 윌리엄스의 세 개의 소품, 가스파르 카사도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죄르지 리게티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연주한다. 약 80분간 피아니스트의 반주 없이 자신의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 소리만으로 2000석 규모의 롯데콘서트홀 공간을 채울 예정이다.

2006년생으로 아직 열여덟에 불과한 나이. 하지만 피아노 반주 없이 오직 자신의 악기 소리만 들려주겠다는 각오에서 패기와 자신감이 엿보인다.

한재민은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첼로 리사이틀이라고 하면 피아니스트 반주가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게 돼 있는데, 제 생각에는 첼로도 솔로로 할 수 있는 곡이 매우 많고, 솔로 리사이틀을 해도 충분한, 솔로 악기로서 충분한 매력이 있는 악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반주 첼로 연주가 많지는 않아서 사실 꼭 해보고 싶었다. 가슴 속에 늘 꿈꿔왔던 무대인데, 너무 좋은 공연장에서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올해 손꼽으면서 기다리는 연주 중 하나다. 부담감도 있지만 기대도 크다"고 덧붙였다.

첼리스트 한재민이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바흐의 '사라방드'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문화재단]

한재민은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두 차례 공연을 한다. 두 번째 무대는 10월30일에 예정돼 있다.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연주자까지 섭외한다. 꼭 연주하고 싶었던 곡이라는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트리오를 각각 3월과 10월 공연에 연주할 예정이다.

"코다이가 무반주 첼로 소나타를 작곡하고, 몇 년 후에 모든 첼리스트가 연주할 곡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든 첼리스트가 꼭 거쳐 가는 곡이다. 저랑 무척 잘 맞는 곡이라고 느꼈다. 사실 연주가 굉장히 힘든 곡인데 그런 만큼 끝나고 나면 희열이 크다. 세 손가락 안에 꼽는 곡이다."

10월 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외에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트리오 엘리지 1번과 드보르자크 피아노 트리오 4번 '둠키'를 연주한다.

그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에 대해서는 "무척 조용하고 쓸쓸하게 끝나는데 그래서 가슴에 오래 남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첼리스트 한재민이 19일 롯데콘서트홀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문화재단]

한재민은 만 5세에 첼로를 시작해 만 8세에 최연소로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다. 202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최연소 예술 영재로 발탁돼 대학생이 됐다. 2021년 15세의 나이로 동유럽을 대표하는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 11월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에서도 우승했다. 잇따른 콩쿠르 우승으로 연주 기회가 많이 늘면서 지난 1년여 동안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다.

"저 스스로에게 큰 의미가 있는 1년이었다. 특히 콩쿠르는 '알을 깨고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콩쿠르 이후에는 그래도 뭔가 정체성을 찾아가고, 스스로의 색깔과 음악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한 해였다. 사실 아직도 그 고민을 하고 있다. 언제쯤 이 고민을 끝낼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 1년 동안 그런 과정들을 계속 겪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음악을 대할 때 뭔가 전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들 그리고 초심을 찾아서 음악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는 아직 많이 어리고 배울 게 많다고 했다.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 활동이 제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서 두 차례 연주 기획을 하는데, 처음부터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어떻게 연주를 끌고 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게 무척 많았다. 두 차례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아쉬웠던 점이나 좋았던 점을 생각하면서 또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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