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금리 조기인하 일축 "3분기쯤 내릴듯"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이 시장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3분기 이전에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의 인사다.
보스틱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Fed의 물가 목표(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며 “3분기쯤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난다면 조기 인하도 가능하다”면서도 “관련 지표들이 물가 하락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해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8일 미 노동부는 1월 2주차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7000건으로 전주(20만3000건) 대비 1만6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2년 9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데다, 3주 연속 감소세다.
이에 최근 Fed 인사들은 시장의 ‘3월 인하’ 기대를 일축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앞으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대로 하락하고 있다는 생각을 확인하거나 반박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과거처럼 (기준금리를) 빠르게 움직이거나 빠르게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주요 관계자들도 신중론을 띄웠다. 17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대니얼 핀토 JP모건체이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3월부터) 연내 총 6차례의 금리 인하 전망은 매우 가능성 낮은 시나리오”라며 “인력 채용이 여전히 어렵고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루트닉칸토 피츠제럴드 CEO 등도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시장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보스틱 총재 발언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53.8%로 내다보고 있다. 연초 80%대를 나타내던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반면 일본에선 금리 인상 기대에 힘을 싣는 지표가 나왔다. 19일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전년 대비 3.1% 올랐다고 밝혔다. 41년 만의 최고치다. 일본은행(BOJ)은 물가 하락과 경기 침체 문제를 탈피하기 위해 금융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 같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한다면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BOJ는 올봄 춘투(봄철 노사 임금협상)를 통해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확인하겠단 입장이다. 시장은 BOJ가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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