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제압 논란 불지핀 野 "尹, 불통 모자라 국민의 입 틀어막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강성희 진보당 의원에 대한 대통령 경호원의 과잉제압 논란에 19일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 한마디에 국회의원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행사장에서 끌려나왔다”며 “대통령이 왕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임기 5년짜리 대통령이 그렇게 겁이 없어서야 되겠느냐. 있을 때 잘하라”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은 전날 대통령실이 브리핑에서 “강 의원이 악수를 했을 때 소리를 지르면서 대통령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고 설명한 걸 문제삼았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해당 장면 영상을 튼 뒤 “경호가 발동된 건 이미 대통령과 악수를 끝마치고 몇 발자국 멀리 걸어나간 이후다. 어쩔 수 없이 경호 발동을 했다는 건 거짓”이라며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끌려나가고 있는 걸 뻔히 눈으로 보면서도 용인했다. 금도를 내팽개친 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국회의장은 입법부 대표로서 대통령실에 공식적인 항의는 물론 사과 요구, 재발 방지를 촉구하라”고 말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나와서 당시 상황과 그렇게 대처한 이유에 대해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운영위 소집을 거부한다면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외에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게 현재 대한민국 민주주의 모습인가, 정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 대해 ‘무섭다’는 이미지가 많은데,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맞물려 불통 이미지가 더 부각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셀프불통’ 대통령도 부족해서 이제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참된 독재자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강 의원이 무리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통령의) 손을 놔주지 않고 당기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그런 건 해선 안 되는 것”이라며 “자꾸 사건을 만들려고 하는 운동권 버릇”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일반 행사장에서도 소리치면 끌려 나간다. 국회의원이 그거 하는 사람이냐. 좀 점잖게 의사 표현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언급은 자제하면서 윤 대통령과 그 주변에 대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표는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이 오로지 거부에만 힘을 쏟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홍익표 원내대표는 용산 대통령실 앞을 찾아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구도가 이재명 대 한동훈으로 흘러가면 안된다. 최대한 윤석열 정부 심판론으로 가야 한다”(지도부 관계자)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사람에 대해 내가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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