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에 이런일이]"천장에 구멍 숭숭…도저히 못 들어가겠다" 분노한 수원 리첸시아 입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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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찾은 수원 고색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현장은 공사판과 다름없었다.
이달 31일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준공 진도가 늦어지면서 건설사는 사전점검 날짜를 수차례 미뤄왔다.
예비입주자 중 한 명은 "최종 사전점검일인 오는 26일까지 일주일 정도가 남았지만 여기서 얼마나 상황이 개선될지 기대하기 어렵다"며 "아파트 외부는 건설자재들과 폐자재가 뒤섞여 있고 중장비까지 동원되다 보니 걸어 다니기조차 힘든 데다 공사를 규정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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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서 물 새고, 방바닥에 박스만 깔려
현장은 공사판…지하주차장에서 불 피운 흔적도
"폭설이 내렸던 지난 17일에도 밤 10시가 넘었는데 인부들이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도로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물과 아스콘은 상극이에요. 입주도 하기 전에 도로에 벌써 파인 곳들이 많아요. 공사를 무리하게 서두르다가 뉴스에서 보던 사고라도 일어날까 봐 무섭습니다."'
사전 점검 날짜 여러 차례 미뤄
18일 찾은 수원 고색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현장은 공사판과 다름없었다. 이달 31일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준공 진도가 늦어지면서 건설사는 사전점검 날짜를 수차례 미뤄왔다. 사전점검은 집에 들어가기 전 수분양자(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아파트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다. 기다리다 못한 예비 입주자들은 자체적으로 점검에 나선 결과 곳곳에서 문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은 리첸시아 퍼스티지는 총 525개실로 구성돼있다. 2022년 3월 당시 분양가는 84㎡(34평) 기준으로 5억9900만~7억2900만원 선이었다.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들어가서 살 수 없다"는 게 수분양자들 입장이다. 이달 중순부터 여러 번 내부를 둘러본 결과 천장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었고, 복도와 계단에 붙인 타일은 깨진 상태로 방치돼 있었으며, 방바닥은 마루 대신 박스만 깔린 세대도 있었다. 내부 곳곳에 건축자재들이 쌓여있었으며, 지하 주차장엔 물이 새서 천장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곳도 발견됐다. 입주자 대책 위원장은 "창호에 물이 흥건히 고일 정도의 결로 현상까지 나타났다"며 "시공사가 입주 기일을 맞추려고 무리하게 짓다 보니 무더기 하자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예비입주자 중 한 명은 "최종 사전점검일인 오는 26일까지 일주일 정도가 남았지만 여기서 얼마나 상황이 개선될지 기대하기 어렵다"며 "아파트 외부는 건설자재들과 폐자재가 뒤섞여 있고 중장비까지 동원되다 보니 걸어 다니기조차 힘든 데다 공사를 규정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 아스콘 작업을 하면 아스팔트 강도가 약해지고 도로 접착이 제대로 안 된다"며 "얼마 견디지 못하고 도로가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가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지켜야 하는 도로공사표준 시방서에서도 '콘크리트 도포 작업을 할 때 비가 올 경우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비로 인해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한다'고 명시돼 있다 .
입주해도 바로 옆에 또 공사판…주민 안전 우려
입주가 목전일 만큼 건물이 올라간 상태인데도 지하 주차장에서 불을 피운 흔적까지 발견했다. 또 다른 예비입주자는 "심지어 지하 주차장에서 공사하는 사람들이 몸을 녹이려고 불을 피웠는지 새까맣게 탄 연료통들과 재들이 여기저기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며 "옆에는 인화성 물질이 담긴 통들이 쌓여있었는데 불이라도 옮겨붙으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했다.
수분양자들은 수원시청에 그간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해왔다. 18일 공사 현장을 찾은 윤경선 수원시의원은 "아파트 곳곳에 건설폐기물이 쌓여있고, 입주하는 1단지 바로 옆에 2단지를 짓고 있어서 앞으로도 건설중장비들이 오가야 하는 형편이라 주민들의 안전이 우려스럽다"며 "건설사에서 수원시에 사용승인 요청을 하면 시에서 안전 상태를 꼼꼼히 따져보도록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금호건설 측은 "정리된 미비한 부분을 최대한 보완해서 오는 31일까지 입주 준비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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