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美유조선 또 공격..."바이든, 비행기도 못 오르는 노인" 조롱도

임주리 2024. 1. 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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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자 홍해상 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설상가상 이란과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까지 겹치면서 역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 군사시설에서 후티 반군들이 미국과 영국의 공습에 반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후티 반군이 그리스 선사가 운영하는 미국 소유 유조선 ‘쳄 레인저호’를 향해 대함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피해는 없었지만 승무원들이 배 근처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걸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위치추적 사이트 등에 따르면 쳄 레인저호는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출항해 쿠웨이트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날 공격은 후티의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가 현지 채널로 내보낸 1시간가량의 연설에서 “미국과 직접 대결하는 것은 큰 영광이자 축복”이라고 말한 직후 일어났다. 알후티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영국군의 후티 반군 시설 공습을 언급하며 “홍해상의 민간 선박 공격에 영향을 받았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공습은 후티 군대의 기술을 향상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알후티는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행기 계단을 오르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노인”으로 묘사하며 “그런 노인이 가자지구를 지지하는 이들을 공격하기 위해 9000마일(약 1448㎞)을 이동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위협도 미사일도 압박도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입장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가 해제될 때까지 홍해에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후티 측은 중국과 러시아 등 '이스라엘과 관계 없는 나라들'에는 안전 운항을 보장한다고 밝힌 상태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군이 후티 반군이 이란에서 무기를 들여오려던 선박을 나포한 모습. UPI=연합뉴스

미 정부 역시 이런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공습을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1일부터 미국은 영국과 후티 반군의 본거지에 여러 차례 공습을 했다. 이날도 홍해에서 발사 준비 중이던 후티의 대함 미사일 두 발을 공격했다고 미군은 밝혔다. 이뿐 아니라 지난 17일엔 후티 반군을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로 3년 만에 재지정하며 미국 내 후티 반군의 모든 자산을 동결했다.

이와 관련,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주 시작된 후티에 대한 미군의 공격으로 후티의 군사 역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美 “이란-파키스탄 확전 원치 않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한편 미 정부는 이란과 파키스탄의 군사적 갈등에 대해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매우, 매우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상황 악화를 분명히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군사동맹인 파키스탄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엔 “관련된 새로운 정보가 없다”고만 답했다.

이란은 지난 16일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자이시 알아들’을 공격한다며 파키스탄 내 발루치스탄 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자 파키스탄 측이 18일 이란 남동부 지역의 무장 단체 근거지에 보복성 공습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여성·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졌다.

파키스탄의 보복 공격에 이란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자, 이란 측의 판단이 ‘오판’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파키스탄을 직접 공격한 것은 국내외에 자국군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시도였지만, 파키스탄의 보복으로 한계만 확인했다”고 짚었다. 미국 등 서방에 "언제든 누구라도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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