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도 야구를 하네" 그것도 한화에서…김강민과 안치홍, 드디어 만났다!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2024년 한화 이글스의 더그아웃은 2023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그 중심에 새로 합류한 '베테랑'들이 있다.
한화는 18일 한밭체육관에서 2024시즌을 위한 선수단 프로필 사진과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19일까지 이틀 동안 선수들은 이번 시즌 사용할새 장비들을 지급 받고, 새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는다. 문동주, 장민재, 이태양 등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거나 개인 사정으로 참석이 어려운 선수들은 추후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에 합류한 김강민도 처음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열린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2차드래프트에서 하위권 3팀에 포함되며 두 장의 지명권을 더 받은 한화는 SSG 35명 보호선수 명단 안에 보호되지 않았던 외야수 김강민을 4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당시 한화로서는 베테랑 김강민을 지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김강민은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충분히 젊은 선수들과 경쟁이 가능했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끌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리더십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그간 한화의 외야는 여러 선수가 기회를 받고도 그 자리를 꿰차는 선수가 없었다. 김강민은 한화에 꼭 들어맞는 카드였다.
25일 보류선수 명단 제출을 앞두고, 김강민은 단 사흘 안에 '원클럽맨으로 떠밀리듯 은퇴' 아니면 '23년을 뛴 팀이 아닌 낯선 팀으로 이적해 마지막 선수생활을 하기'라는 말도 안 되는 밸런스 게임 앞에 놓여 하나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김강민이 필요했던 한화는 손혁 단장을 필두로 김강민이 현역을 더 이어갈 수 있도록 설득했고, 결국 김강민은 한화 이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김강민은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등번호 0번을 사용했다. 신인 시절 잠깐 37번을 썼고,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자신의 등 뒤에 숫자 '0'을 새겼다. 0번은 등번호로 잘 쓰는 않는 번호라, 0번은 김강민을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이 번호가 SSG 랜더스의 홈구장에 걸리게 될 거라 상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0번을 달지 않는다. 김강민의 선택은 9번. 지난해까지 9번을 썼던 박정현이 군 입대를 하면서 비게 된 번호였다. 아직 김강민은 왜 9번을 선택하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김강민은 새 팀에 오면서 새로운 숫자이면서도, 0번과 가장 닮은 숫자를 택했다.
인천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김강민은 이날 SK 시절 함께했던 이명기와 함께 대전으로 내려와 유니폼을 입고, 프로필 촬영을 하고, 9번이 새겨진 새 장비들을 챙겼다. 김강민이 촬영장에 도착했을 무렵 안치홍도 장비를 챙기고 있었는데, 안치홍을 본 김강민은 "너랑도 야구를 해보네"라면서 안치홍과 격한 포옹을 나누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안치홍은 지난 시즌 종료 후 4년 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 등 총액 55억원에 한화와 FA 계약을 맺고 대전에 새 둥지를 틀었다. KIA 타이거즈 시절 등번호 8번,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13번을 썼던 안치홍은 한화에서 3번을 단다. 8번과 13번은 각각 노시환, 최재훈이 달고 있다. 3번은 지난해까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썼던 번호다.
안치홍과 KIA에서 함께 뛰었던 이명기는 "(KIA에서) 치홍이와 잘 지냈다. 치홍이가 내성적이어서 내가 잘 챙겨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생각도 못했는데, 어떻게 보면 말년에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과 같이 재밌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올 시즌이 재미있을 것 같다. 많이 이겨서 그 재미가 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명기와 인연이 있는 또 한 명의 선수가 포수 이재원이다. 이재원은 한화와 연봉 5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으며 현역 연장에 대한 간절한 의지를 보였다. 이재원은 한화에서 32번을 달기로 했다. 이재원은 "특별하게 큰 의미는 없고, 포수로 가장 가까운 번호를 골랐다"고 전했다.
원래 32번은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포수 장규현이 쓰려고 했던 번호였다. 이재원은 "규현이가 학교(인천고) 후배인데, 미안하게 생각한다. 규현이랑 얘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잘해줘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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