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자 “북·러 협력으로 北위협 10년간 극적으로 바뀔 것”

최선희(오른쪽) 북한 외무상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탄력이 붙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향후 10년간 북한의 동북아 지역 내 위협 수준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우리가 최근 보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군사 분야 협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이 협력의 결과로 이 지역 내 위협으로서 북한의 성격이 앞으로 10년 동안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디 국장은 “북·러 군사협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지난해 한·미 간 확장억제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기초로 하지 않았고, 단지 북한 자체의 핵 무력 진전만을 기초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탄도 미사일과 탄약 등을 공급한 대가로 받게 될 수 있는 첨단 군사 기술과, 북·러 간 무기 공동 생산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지난해 방북 전후로 러시아에 포탄 등 군수품을 대량 이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북한에서 받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실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디 국장은 “우리는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직면해 우리의 연합된 확장억제 태세를 최대한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계속 한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 안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제공을 통한 동맹국 방어 공약을 강조했다.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를 우려하는 중국의 시선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진전을 이룰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확장억제 인프라는 지역에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더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할 경우 중국은 그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다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디 국장은 “북·러 협력에서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이 협력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능력에 얼마나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