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3년간 사건 선정·처리·처분에 지시·간섭 받은 적 없어"

19일 이임식 "독립성·중립성 지키려 노력"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9일 퇴임사에서 재직 기간 중 "수사할 사건의 선정과 처리, 처분에 있어 누군가의 지시나 간섭을 받은 적이 없다"며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미미했던 성과와 관련 국민에게 송구한 심정도 드러냈다.

김 처장의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김 처장은 "그동안 공수처는 일부 사건들에 있어서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받아 왔다"라며 "그러나 이임하는 이 시점에 제가 지난 3년을 반추하며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사건 수사에 있어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공수처

그는 "어떤 사건을 수사할 것인지의 '사건의 선정', 해당 사건을 어떻게 수사 진행할 것인지의 '사건의 처리', 그리고 수사 후 사건을 어떻게 결론 내릴 것인지의 '사건의 처분'에 있어서 공수처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공수처장이 누구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어떤 지시나 간섭을 받은 일이 없다는 점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에 있어서 이런 독립성의 준수는 수사의 중립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공수처 수사에 있어서 이런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초대 처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렇다 할 수사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법과 제도의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는 그동안 성과가 미미하다는 비난의 말씀을 많이 들었다"라며 "초대 처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있으니 그 결과도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 처장은 "아울러 공수처 역시 법과 제도의 한계 내에서 기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며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부패범죄를 척결하고 권력기관을 견제하는 소임을 다하는 수사 및 공소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또 이를 위해 공수처의 검사, 수사관들이 소신껏 그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이임식이 끝난 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직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제공=공수처

이날 김 처장은 퇴임사를 시작하면서 청사 방호 실무관들과 운전 실무관들, 공수처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직 직원들과 파견직원들, 그리고 공수처 검사들과 수사관들에게 차례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퇴임사 말미 김 처장은 "아직도 미비한 것이 많은 상태에서 제가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나 법이나 제도의 미비함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의 부패범죄 척결과 권력기관 견제라는, 국민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소임을 늘 잊지 않으면서 국민이 공수처에 격려와 지지를 보내실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역할과 본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지난 2021년 1월 21일 취임한 김 처장은 20일 임기만료를 하루 앞두고 이날 이임식을 가졌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