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연착륙 가능성 높아…신흥국·소형주 매력적"
선거·지정학적 요인 리스크 작용
에너지 전환에 따른 인프라 부문 성장 주목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2024년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대만의 기술 사이클이 더욱 우호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올해 기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올해 시장을 움직일 요인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금리 정점에 대한 확신 ▲역사상 최저점에 다다른 중국 경제 등을 꼽았다. 올해 예정된 선거와 다양한 지정학적 요인이 투자자에게 리스크 원천으로 작용할 것으로 제시했다. 높은 금리와 성장성 둔화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며 수익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업이익과 저축액 증가, 관리 가능한 수준의 무수익여신(NPL)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만라즈 세콘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CIO는 "미국 제외 글로벌 주식과 신흥국 시장, 그리고 소형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 주식과 관련해 "역사상 가장 빠른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중 하나를 지나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은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난 수십년에 걸쳐 이뤄진 개혁, 견고한 내수 소비, 우량한 재무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증시는 장기 평균을 밑도는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심리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비용 증가와 금리 인상의 후행 효과가 유럽 기업 및 가계 재정에 부담을 주면서 부진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채권 시장과 관련해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주목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왜 제롬 파월 의장이 이미 강세를 보이는 금융시장 랠리에 힘을 실어주려는지' 의문을 갖게 했다"고 분석했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CIO는 "지난달 FOMC 회의에 앞서 발표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주식 시장 강세를 불러왔다"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역시 지난해 10월 중순 5%에 육박한 이래 1%포인트나 하락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FOMC 회의 중이나 그 직후에 나타난 시장의 매우 강한 상승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의 예측보다 훨씬 더 비둘기파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소날 CIO는 "금융 여건이 이미 상당히 완화된 상황에서 시장 랠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결정은 Fed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이전보다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디스인플레이션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을 지나는 것이 더욱 고달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 가운데 신흥국 채권에서 국가별로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컬러스 하딩엄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볼 때 신흥국 하이일드가 미국 국채보다 매력적인 스프레드와 낮은 민감도를 보인다"며 "내년에는 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됨에 따라 신흥국 하이일드 자산군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국채의 경우 수익률이 낮은 아시아보다 라틴아메리카와 동유럽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인프라 기업의 성장 전망에도 인프라 부문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가 모든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함에 따라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에너지 전환은 인프라 부문이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다.
닉 랭글리 프랭클린템플턴 스페셜리스트 투자 매니저 겸 클리어 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약 15%의 확률로 예상한다"며 "이는 경기 사이클상 현시점에서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해는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종목이 시장을 이끌었다"면서 "인프라 자산은 포트폴리오에 안정감을 더해줌으로써 장기적으로 강력한 수익 잠재력을 갖게 해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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