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왕정국가로 회귀?"... 민주 '강성희 강제퇴장' 맹폭

이경태 2024. 1. 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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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사과 및 국회 운영위 소집 요구... "국회의장, 공식 항의는 물론 사과 요구해야"

[이경태, 조혜지, 남소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다가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게 제압돼 사지가 들린 채 퇴장 당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냐"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 책임자 문책 등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국가로 회귀하는 것 같다"고 짧게 평했다.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발언을 했다고 국회의원을 강제로 제압하는 대통령경호처의 과잉대응 자체가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을 명시한 현 민주주의 체제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대통령이 '왕'이냐"고 일갈했다. 그는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 한 마디에 국회의원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행사장서 끌려나갔다"라며 "대통령에게 이런 말도 못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선 TV토론 때 손바닥에 (한자) '왕'자를 쓰더니 진짜 왕이 됐다고 생각하나"라며 "그래서 무법천지 법 위에서 군림하나"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비상식적 폭력행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비겁하게 숨지 말고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회의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전한 야당 의원을 짓밟은 초유의 사태에 대해 입법부 대표로서 공식항의는 물론 사과요구와 재발방지를 촉구해야 한다"며 "국회는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입법기관을 짓밟은 행위가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는지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 처벌도 잇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손 놓지 않아서 경호 발동? 거짓으로 진실 지우지 마라"

"강성희 의원이 악수를 청한 대통령에게 고성을 지르고 손을 잡아끌며 위력을 행사했다"는 대통령경호처 측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대통령경호처는 전날(18일) 입장문을 통해 "강 의원에 대한 이격 조치는 경호구역 내에서 경호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하여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강 의원은) 경호처 근무자들의 '손을 놓으라'는 고지도 바로 따르지 않는 등 경호행사장에서 소동을 일으키며 행사를 방해하고 경호대상자에게 위협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최고위원은 "거짓으로 진실을 지우지 마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상황 관련) 영상을 봤지만 경호가 발동된 건 윤 대통령이 (강 의원과) 악수를 마치고 몇 발자국 멀리 걸어 나간 이후다. (강 의원이) 손을 붙잡고 놓지 않아 경호를 발동했다는 건 거짓"이라며 "(강 의원이) 고함을 질러 행사를 방해했다는데 행사는 시작도 하기도 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왜 (경호처를) 말리지 않았나. 인사를 마치고 강 의원 쪽으로 와서 폭력 사태를 제지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지나쳤다.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걸 뻔히 보면서 용인했다"고도 비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SNS를 통해 같은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담은 보도영상을 게시하면서 "대통령의 진로를 막고 계속해서 고함쳤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이다.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전체영상을 보면 더욱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기조를 바꿔야 합니다'라는 말이 불쾌해서 사람 입을 틀어막은 것에 불과하다"며 "거짓말 좀 그만하시라. 온 국민이 현장 영상을 똑똑히 지켜봤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강성희 "이 사건, 대통령이 국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
  
 대통령 경호원들이 진보당?강성희?의원의 입을 막고 제압하는 모습
ⓒ 연합뉴스
 
한편, 당사자인 강성희 의원은 앞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 했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당 차원의 대응을 종합적으로 논의한 후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렸다.

다만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나갔음에도 대통령실에서 자꾸 거짓말을 하는 것이 '바이든 날리면 2탄'을 만들고 싶은 건지 되게 의문스럽다"며 "대통령과 제가 손을 잡은 것은 잠깐에 불과하다. '손을 잡아서 힘을 줬다. 대통령을 끌어당겼다' 이런 얘기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경호처의 문책을 요구한다"면서 "이것은 국회의원 한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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