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사절단, 美의회·상무부 방문…배터리 등 현안 협의

정만기 무협 부회장을 단장으로
업종별 경제인 사절단 파견
한국 기술인력 美비자 확대 논의

배터리·자동차·철강·항공우주 등 업종별 단체로 구성된 '한국무역협회 대미 아웃리치 사절단'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와 상무부를 방문해 현안을 협의했다고 19일 무협이 밝혔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 제리 칼 하원의원이 면담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사절단은 미 하원 의원회관에서 미셸 스틸, 제리 칼 공화당 의원을 차례로 만났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우리 기업이 현재 겪고 있는 주요 애로사항은 공장 가동을 위한 엔지니어를 미국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이들 기업이 한시적이라도 한국에서 관련 전문 인력을 미국으로 데려와 2년 정도 공장 가동에 투입할 수 있도록 현재 미국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동반자 법안은 매년 1만5000명의 한국 전문 인력에 대해 E-4(Temporary Technical Worker Visas) 비자를 신설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2013년 이후 연방의회 회기마다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지난해 4월에도 재발의돼 현재 상·하원에 계류 중이다.

정 부회장은 이어 "우리 기업들은 연말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경우 그가 언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폐지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감안해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이 폐지되지 않도록 공화당 내부에서 적극 역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 의원들은 정 부회장의 요청에 공감하며 "한국 동반자 법안 통과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사절단은 같은 날 미 상무부도 방문해 헤더 에반스 제조업 관련 차관보 등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한국 전문 인력 도입을 위한 E-4 비자 신설과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IIJA가 폐지되지 않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 배터리 기업은 핵심 소재 다변화를 위해 핵심 광물 수입국 전환, 미국 내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흑연 수입처를 중국으로부터 변경하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이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을 신축적으로 운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변영만 한국철강협회 부회장은 "현재 미국과 EU가 진행 중인 글로벌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GSSA)에 대한 협상 진행 과정에 대해 미국이 한국과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 과정에 한국도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서정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는 "한국 자동차 기업이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 활성화 및 탄소 중립 달성에 기여하면서 지역 사회 발전에도 공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당 기업의 세액 공제 신청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상무부가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에반스 차관보는 "상무부 차원의 문제는 직접적으로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가되, 에너지부 등 타 부처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타 부처와 협의해가면서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무협은 지난 15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정만기 무협 부회장을 단장으로 한 사절단을 미국 워싱턴DC에 파견했다. 사절단에는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 변영만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김민석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부회장, 서정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 등 경제인들이 참여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