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사건 조사하던 검사 총격살해…에콰도르당국 2명 체포

폭력단체 기승으로 국가 비상사태 선포
과야킬 교도소에 군, 경찰 1000명 배치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폭력단체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조사하던 검사를 살해한 2인이 체포됐다. 에콰도르군, 경찰은 병력을 교도소로 투입해 조직 범죄자가 은닉한 무기류도 찾고 있다.

세사르 아우구스토 사파타 코레아 에콰도르 경찰청장은 1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세사르 수아레스 검사를 살해하는 데 연루된 남성 2명의 신원을 확보했다"며 "총기류를 포함한 무기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코레아 경찰청장은 얼굴을 블러(흐림) 처리한 피의자 사진 및 압수 물품 사진도 게시했다.

교도소 인근 감시하는 에콰도르 군 장병 [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전날 에콰도르 갱단의 주요 거점인 과야킬에서는 조직범죄수사부 소속 수아레스 검사가 대낮에 괴한의 총격을 맞고 숨졌다. 수아레스 검사는 지난 9일 방송국에서 발생한 무장 괴한 침입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해당 사건은 갱단이 연루된 것으로 추측돼 왔다.

이와 관련해 디아나 살라자르 검찰총장은 "수아레스 검사는 지난주 탈옥한 갱단 '로스 로보스' 수장급 범죄자인 파브리시오 콜론 측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살인 사건에는 전 고위공직자까지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에콰도르 검찰은 수아레스 검사 관련 내부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호세 세라노 전 내무장관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다.

한편 군, 경찰은 과야킬 교도소에 1000명의 병력을 투입, 수감자가 은닉해 놓은 무기류 수색에 나섰다. 검사 살해 사건 추가 피의자 확인도 들어갈 방침이다. 과야킬 교도소는 에콰도르 최악의 범죄 집단으로 꼽히는 '로스 초네로스'의 지도자 아돌포 마시아스가 탈옥한 곳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수아레스 검사 살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수감자가 이곳에 있다고 추정 중이다.

에콰도르는 한때 중남미에서 안정적인 치안을 구가하는 나라로 알려졌지만, 상업항을 이용해 미국, 유럽으로 마약을 실어 나르는 창구로 활용되면서 위기에 빠졌다. 여러 다국적 카르텔이 에콰도르를 활동 거점으로 삼은 탓이다.

특히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카르텔, 갱단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과야킬 인근 두란에서 레오나르도 팔라시오스 검사가 피살됐고, 2022년에도 2명의 검사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