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품 결정 후 월 8만원 부담”…위해 논란 속 중단된 ‘유방보형물 구독’

박선혜 2024. 1. 1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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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기기업체가 활발하게 전개하던 유방보형물 구독 서비스를 최근 중단했다.

지난 12월 말 구독 서비스를 통해 유방확대술을 받았다는 고지영(가명·37세)씨는 "마치 정수기 대여 약정처럼 월 8만원 정도 부담하면 돼서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이미 유방보형물로 유명한 기업이라 믿음이 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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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결제 방식 ‘MtoZ 서비스’ 중단…신규 등록 마감
월납으로 가격 부담 완화해 이용 증가
의료계·시민단체 “오남용·불법유통 등 의료시장 혼란 야기”
모티바코리아 “결제수단 중 하나…병원 통한 유통방식 기존과 동일”
유방보형물 의료기기업체 모티바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유방보형물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유방확대술에 앞서 의료진과 논의 후 직접 보형물을 선택해 매달 소액의 비용을 납부하도록 하는 결제 방식이다. 하지만 출시 이후 오남용 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료계의 문제 제기에 부딪혔다. 모티바코리아는 서비스를 실시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결국 신규 등록을 마감했다. 모티바코리아 홈페이지 서비스 중단 안내 캡처

한 의료기기업체가 활발하게 전개하던 유방보형물 구독 서비스를 최근 중단했다. 해당 서비스는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용 편의를 높였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의료시장의 혼란을 키울 것이라는 비판과 마주했다.

18일 유방보형물 의료기기업체 모티바코리아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운영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을 들였던 ‘MtoZ 서비스’를 중단하고, 신규 구독자 등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MtoZ는 모티바코리아가 지난해 12월 새롭게 선보인 구독형 결제 서비스다. 소비자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갖고 수술 및 제품을 결정한 뒤 최종 결제 단계에서 병원의 MtoZ QR코드를 통해 계약 후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다. 약 60개월에 걸쳐 소액의 월 납부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수백만원에 이르는 확대술의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다. 

모티바코리아는 MtoZ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의 취지에 부응하는 결제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는 비공개였던 비급여 진료비 내용을 명시하도록 하고 환자가 가격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공개제도 시행에 발맞춰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구독 결제 서비스를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2월 말 구독 서비스를 통해 유방확대술을 받았다는 고지영(가명·37세)씨는 “마치 정수기 대여 약정처럼 월 8만원 정도 부담하면 돼서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이미 유방보형물로 유명한 기업이라 믿음이 갔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 김가희(가명·41세)는 “해당 업체 제품이 비싼데 소비자 부담을 낮춰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살펴보게 됐다”면서 “구독이 가능한 병원이 더 늘어나면 좋을 텐데 적용되는 곳이 한정적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독 서비스가 환자 안전에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대한성형외과학회 관계자는 “유방보형물은 고도의 위해성을 가진 4등급 의료기기이면서 추적관리 대상”이라며 “의사 소견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독 서비스는 인체 이식 재료 자체가 갖는 잠재적 위험성,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오남용, 불법 유통 등 여러 문제를 부추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환자 유인 및 의료시장 교란 행위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법률적 대응을 검토했다.

MtoZ가 중단된 뒤에도 서비스에 대한 경계는 이어졌다. 지난 15일 시민단체인 소비자와함께는 입장문을 내고 “영리업체가 고가의 의료재료를 환자에게 직접, 그것도 할부금융 방식으로 판매하는 상술이 필러, 인공관절, 임플란트 등 다른 의료기기로 번질 경우 의료시장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 제기가 잇따른 상황에서 모티바코리아 관계자는 “MtoZ는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결제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상담 뒤 보형물이 결정되면 소비자가 최종 결제 단계에서 택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또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 유방보형물은 추적관리가 의무적인 고위험군 의료기기로써 의료기관을 통해서만 유통되고 사후 관리가 이뤄진다”면서 “소비자에게 바로 인도되지 않고 기존 유통방식과 동일하게 병의원을 거친다”고 피력했다. 모티바코리아는 시민단체가 내놓은 입장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을 요청한 상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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