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원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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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뉴욕 센트럴파크에 원앙새(mandarin duck) 한 마리가 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센트럴파크에 신비스러운 원앙새 출현'이라는 기사로 대서특필했고, 사흘 뒤 CNN은 '희귀한 원앙새,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방송을 내보냈다.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서울 용비교 일대에 원앙새 200여마리가 깜짝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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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뉴욕 센트럴파크에 원앙새(mandarin duck) 한 마리가 등장했다. ‘맨해튼 새 소식(Manhattan bird alert)’이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는 탐조가 데이비드 배럿이 세상에 처음 알렸다. 크레용처럼 빨강 파랑 노랑이 선명한 원앙새를 처음 본 뉴요커들은 열광했다. 뉴욕타임스는 ‘센트럴파크에 신비스러운 원앙새 출현’이라는 기사로 대서특필했고, 사흘 뒤 CNN은 ‘희귀한 원앙새,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방송을 내보냈다.
이후 6개월여 동안 작은 연못에서 유유자적하는 원앙새는 뉴욕의 명물이 됐다. 작은 새 한 마리를 보려고 매일 수천명이 모였다. 워낙 인기가 많아 ‘핫덕(hot-duck)’으로 불렸다. 당시 브로드웨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뮤지컬 배우 맨디 파틴킨에 빗대 ‘만다린 파틴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AP통신은 이 새를 쫓아다니는 구경꾼들을 오리의 꽥꽥 우는 소리(quack)와 파파라치(paparazzi)를 합성한 ‘쿼카라치(quackarazzi)’라고 칭했다.
핫덕은 인기가 절정에 오른 이듬해 3월 홀연히 센트럴파크를 떠났다. 조류학자들은 겨울을 보낸 원앙새가 짝을 찾아 북쪽 숲으로 갔다고 추정했다. 물론 오른발에 인식표가 묶여 있었고, 북미 대륙에 사는 나무원앙새(wood duck)와 달리 아시아 대륙에 서식하는 종이었기에 끝내 적응하지 못했다는 추측도 나왔다. 그래도 뉴요커들은 핫덕을 잊지 않았다. 그래미·에미·토니상을 섭렵한 벳 미들러는 ‘원앙새 이야기’라는 동화책을 냈고, 영화감독 케빈 슈렉은 다큐멘터리 ‘뉴욕의 원앙새’를 만들었다.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서울 용비교 일대에 원앙새 200여마리가 깜짝 등장했다. 친숙한 새지만 수백마리가 함께 나타나 화려함을 뽐내는 건 드문 일이다. 이 근처는 오래 전부터 왜가리, 백로, 가마우지, 청둥오리 등이 오가는 서울의 탐조 명소이기도 하다. 정릉천, 성북천, 청계천 같은 상류의 도심 하천이 맑아지니 한때 폐수에 찌들렸던 중랑천도 새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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