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의 절절한 신앙유산… 이 교회가 기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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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제일교회(임병선 목사) 글로리센터 역사관.
용인제일교회는 지난해 4월 역사관을 개관하면서 이처럼 성도의 '믿음 이야기'가 담긴 디지털 아카이브를 함께 공개했다.
임 목사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성도가 모이는 곳"이라며 "교회의 역사는 곧 성도의 역사이기에 디지털 역사관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전교인이 신앙의 유산을 담을 때까지 디지털 역사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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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역사가 교회의 역사”
신앙 스토리 디지털 자료에 담아
18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제일교회(임병선 목사) 글로리센터 역사관. 복도에 들어서자 1973년부터 반세기 동안 이어진 교회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시기별로 전시된 교회 사진들을 감상하면서 통로를 따라 들어가자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와 세 개의 스크린 화면이 눈길을 붙잡았다. ‘디지털 역사관’이었다. 교회 역사와 더불어 교인들의 신앙 발자취를 담아놓은 곳이다.
기자와 동행한 임병선 목사가 키오스크를 조작해 교회 성도였던 사매환(1945~2019) 장로의 이름을 띄우자 스크린에는 그의 신앙 이력이 쫙 펼쳐졌다.
뇌경색을 앓았던 사 장로의 생전 사진을 비롯해 그가 병마와 싸우던 당시 가족과 함께 CCM곡 ‘주만 바라볼지라’를 찬양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이어 천국으로 간 아버지를 향한 자녀들의 애틋한 편지 글을 마주할땐 울컥하는 마음이 일기도 했다.
“천국에 가면 내 아빠여서 감사했다고, 많이 사랑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꼭 믿음의 가정 이루겠습니다.”(큰딸 사미영) “성실함이 신앙인의 시작인 걸 몸소 보여주신 아버지의 모습을 따라 등대처럼 비추는 삶을 살겠습니다.”(셋째 사미란)
올초 하나님의 곁으로 떠난 이기용(1948~2024) 장로의 신앙 이력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생전에 교회학교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 이 장로의 표정에선 다음세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 했다. 영상 자막에는 “용인제일교회의 장로로서 언제나 다음세대에게 믿음의 본을 보여주신 당신의 신앙유산을 기억한다”는 문구가 새겨졌다.
용인제일교회는 지난해 4월 역사관을 개관하면서 이처럼 성도의 ‘믿음 이야기’가 담긴 디지털 아카이브를 함께 공개했다. 교회가 교인을 섬긴다는 신앙의 고백에서 이어진 것이다. 임 목사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성도가 모이는 곳”이라며 “교회의 역사는 곧 성도의 역사이기에 디지털 역사관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70세 이상 어르신들의 신청을 받아 업체와 연계해 영상을 제작 중이다. 현재까지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신청한 상태다. 교회는 전교인이 신앙의 유산을 담을 때까지 디지털 역사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교회의 디지털 역사관은 단순히 교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곳을 넘어 추모예배 공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임 목사는 “설날이나 추석 혹은 추모예배를 드릴 때 좁은 봉안당 등에 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드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강대상도 설치했다”며 “교회는 역사관 공간을 성도뿐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매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사 장로 부인인 최화선 권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에는 추도식을 역사관에서 드렸다. 영상으로 손주와 손녀들에게 할아버지의 믿음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울먹였다.
용인=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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