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제공도 좋지만… 가장 원하는 건 인격적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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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임석순 목사)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면 모든 교역자가 사역을 멈춘다.
20년 넘게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지난달 춘천 효신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병주 목사는 "부교역자에게 가장 좋은 복지 혜택은 인격적인 대우와 동역자 의식"이라며 "무엇보다 사역자이기에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을 전할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목사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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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임석순 목사)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면 모든 교역자가 사역을 멈춘다. 부교역자들은 교회와 제휴를 맺은 인근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 가량 자유롭게 운동한다. 이후에는 퇴근이다. 2022년 말 도입한 ‘골든타임 골든데이’ 제도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 교회 행정담당인 이규용 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를 지나면서 부교역자들에게 누적된 피로가 상당하다”며 “건강해야 목회도 롱런할 수 있기에 부교역자 복지 차원에서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신빈곤층’으로 내몰리고 있는 부교역자들의 처우 개선은 시급하다. 하지만 개교회 여건상 당장 개선할 수 없다면 ‘보이지 않는 복지’부터 시도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처우 개선 못지않게 부교역자들은 담임목회자와의 관계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목마름이 적지 않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전국의 부목사 365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2023)에 따르면 ‘담임목사 성품과 능력’(41%) ‘목회를 배울 수 있는 곳’(32%)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군포시 산본교회(이상갑 목사)는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의 소통이 활발하다. 이상갑 목사는 2016년 부임한 뒤 모든 교역자를 대상으로 매주 한사람당 30분씩 직접 멘토링한다. 상담 시간이면서 목회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간이다. 부교역자들은 이 기회를 통해 자신들의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 개인사부터 사역에 대한 고민까지 담임목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는다.
이 목사는 “사택 제공이나 안식월, 도서비와 각종 장학금 지원도 하고 있지만 부목사님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복지혜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더라”며 “목회를 배우고 미래를 그릴 수 있을 때 부교역자들도 힘든 사역을 견디며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교 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것도 부교역자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년 넘게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지난달 춘천 효신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병주 목사는 “부교역자에게 가장 좋은 복지 혜택은 인격적인 대우와 동역자 의식”이라며 “무엇보다 사역자이기에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을 전할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목사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부교역자 커뮤니티인 전도사닷컴 편집장을 지낸 박종현 함께심는교회 목사는 “도서비 지원은 부교역자들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항목”이라며 “가능하면 부교역자들이 돌아가며 해외 연수를 다녀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 노원구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는 장기근속 한 부교역자들에게 이스라엘 등 성경의 배경이 되는 지역으로 1년 단위의 연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초임 전도사들에게도 해당 지역으로 단기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박 목사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교회가 현실적으로 과감하게 사람에게 투자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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