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요르단 오른쪽을 봉쇄하라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3위)이 20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복병’ 요르단(87위)과 E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5일 1차전에서 바레인에 3-1로 승리한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한 요르단마저 잡을 경우 2승(승점 6점)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오는 25일 3차전 상대가 조별리그 최약체 말레이시아(130위)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조 1위 자리도 함께 굳힐 수 있는 승부다.
조 1위와 2위의 차이는 크다. 1위로 토너먼트에 올라갈 경우 8강에서 이란(21위), 결승에서 일본(17위)을 각각 만날 것으로 보인다. 2위일 경우엔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린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56위), 8강에서 호주(25위), 4강에서 일본을 줄줄이 상대해야 한다. 요르단전 승리는 조 1위로 16강에 오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한국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다. 손흥민(토트넘)·이강인(파리생제르맹)·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포지션별 구심점으로 나서는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력한 우승 후보다.
요르단에선 말레이시아전에서 나란히 2골씩 터뜨린 오른쪽 윙포워드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와 왼쪽 윙백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가 주목할 만한 선수다. 그래도 우리 수비진이 조직적으로 대응하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요르단전의 중요 과제는 따로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왼쪽 측면 수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으로부터 이 포지션의 주전으로 낙점받은 이기제(수원삼성)가 앞서 바레인전 전반 내내 부진을 거듭하다 후반 7분 만에 교체됐다.
공교롭게도 요르단의 핵심 공격수 알타마리가 한국의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여 이기제와의 맞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이 바레인전 후반처럼 오른쪽 수비수 설영우(울산)를 왼쪽에 기용할 수도 있지만, 이 옵션마저 흔들릴 경우 추가적으로 활용할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경고 관리도 중요하다. 바레인전에서 이기제를 비롯해 손흥민·김민재·박용우(알아인)·조규성(미트윌란) 등 5명의 선수가 줄줄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대회 규정상 이 선수들이 옐로카드 한 장을 추가로 받으면 다음 경기에 뛸 수 없다.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수들의 경우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도 경고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반 초반에 골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하는 게 중요하다. 일찌감치 스코어를 벌리면 상대의 침대축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을 비롯해 공격진의 분발이 요구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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