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 위협, 미 대선 겨냥한 오래된 협상패턴”

토마스 셰퍼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연말 연초 북한의 움직임을 두고 ‘한반도 핵전쟁 위기설’을 제기하는 가운데 북한 근무 경험이 있는 독일 전직 외교관이 “북한의 오래된 협상 패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토마스 셰퍼(사진) 전 주북한 독일대사는 17일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1950년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가장 심각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미들베리 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과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같은 매체에 11일 기고한 ‘김정은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가’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반론이다. 셰퍼 전 대사는 2007~10년, 2013~18년 등 두 차례 평양에서 근무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핵 선제공격과 무력 통일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2014년 7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우리 군대는 백악관과 펜타곤, 태평양상 미제 군사기지를 향해 핵탄두 로켓을 발사할 것”, 2016년 4월 이명수 총참모장이 한국을 겨냥해 “그 무슨 경고나 사전 통고도 없이 하늘과 땅, 해상과 수중에서 가장 처절한 징벌의 선제 타격”을 위협했던 사실 등을 예로 들었다.

셰퍼 전 대사는 “큰 틀에서 최근 북한의 기조에 새로운 것은 없고, 다만 거친 말의 빈도가 늘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런 선전전 확대는 미국 대선과 연관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은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는 다른 후보라도 공화당의 승리는 (2019년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자신들의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라고 확실히 믿고 있다”며 “북한은 2018년처럼 미 대선 직후까지 긴장감을 계속 높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