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이 글에는 옮긴이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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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엄마의 전 재산으로 얻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집에서 놀고먹는다.
뭘 하긴 하지만 사회의 기준치로 봤을 때 불필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우리는 그냥 늘 놀고먹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여겨 술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멋있다는 말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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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엄마의 전 재산으로 얻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집에서 놀고먹는다. 뭘 하긴 하지만 사회의 기준치로 봤을 때 불필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우리는 그냥 늘 놀고먹는다고 말한다. 그건 우리의 계산된 멘트다.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여겨 술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멋있다는 말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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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탄생화는 조팝나무다. 조팝나무의 꽃말은 선언이다. 우리는 탄생처럼 선언하고 다니길 좋아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입 다무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안에 꼭 치료받을 거라는, 건강해지겠다는 선언 따위나 하고 다닌다. 아무것도 아니게. 그렇게 살아야지. 우리는 매일 다짐하고 그게 우리를 천천히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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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마당할 수 없는 일들에 치여 우리의 정신은 이미 죽엇고 알코올에 ㅈ러여져 썩지 않는 몸만이 살고 잇는 게 아닐가 우리는 이미 포스트 아퐄라립스 시대에 도달한 좀비가 아닐가 미래는 아직도 바끼ㅜㄹ 생각이 업슨데 몸이 먼저 미래에 가 있다 ㅈ모비가 된 우리는 이제 죽어도 될 거 같은데 이름조차 이기저긴ㅇ 것들 ㅇ너제나 앞장서서 살아남는 것들 너넨느 힘내지 않아도 도닏다 이제 우리가 도망칠 차례다
-류휘석 시집 ‘우리 그때 말했던 거 있잖아’ 중
핸드폰 메모를 그대로 옮겨 놓은 마지막 연은 밀레니얼세대 청년들의 우울과 좌절, 혼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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