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정책’ 맞붙은 한동훈·이재명…중소기업 지원 VS 주택·자산 지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여야 대표가 18일 나란히 발표한 저출생 대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국민의힘은 중소기업·스타트업 지원에, 더불어민주당은 육아를 위한 주택·자산 지원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여야는 공약 현실화를 위한 재정 투입 규모에도 이견을 보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가 대기업에 비해 훨씬 어렵다는 말과 함께 국민의힘에 ‘국민택배’에 공약 개발을 요청했다”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시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현실적인 공약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위해 중소기업 대체 인력으로 채용된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해 ‘동료 수당’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공백시 동료들이 떠맡을 업무에 대한 수당을 신설하겠다는 의미다. 대체인력 지원금의 경우 현행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국민의힘은 또 육아휴직 월 급여도 현행 월 최대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60만원을 올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 공약으로 ‘우리아이 보듬주택’을 언급했다. 2자녀 출산 시 24평을, 3자녀 출산 시 33평을 각각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지방에선 대규모 저가 주택을 공급하는 건 큰 예산 없이 가능하다”며 “실현 가능한 곳에 당장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약의 또 다른 특징은 ‘보편적 현금성 지원’을 앞세웠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결혼에서 출산, 양육에 이르는 ‘패키지 공약’을 내놨다. 비용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층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하겠다는 ‘결혼-출산 지원금’은 소득·자산과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주고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제도다.

이 대표는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국가의 일이 됐기 때문에 지원 역시 공평하게 돼야 한다”며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층을 제외하는 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양육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8~17세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의 아동 수당을 지급하는 ‘우리아이 키움카드’ 등도 내놓았다.

여야는 저출생 정책 현실화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매년 20~30조원의 재정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민주당 방안은) 전체적으로 28조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 위원장은 “우리는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재원 현실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을 내놓겠다”며 “1년에 28조원, 29조원의 재원이 어디에서 나오고 이런 것은 상관이 없는 식의 정책을 제공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박민지 김영선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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