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들 제주에 버린 중국인 아빠, 집유 받고 풀려났다 왜

제주에 입국한 뒤 공원에 어린 아들을 유기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30대 중국인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제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창훈)는 18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국인 A씨의 상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한 공원에서 잠든 아들 B군(당시 9세)을 혼자 남겨두고 사라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잠에서 깨 울면서 아빠를 찾는 B군을 순찰 중인 서귀포시 관계자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튿날인 8월 26일 서귀포시에서 A씨를 붙잡았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난해 8월 14일 관광 목적으로 아들과 제주에 무사증 입국해 며칠간 숙소에서 지내다가 경비가 떨어지자 같은 달 17일부터 8일가량 노숙 생활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당일 공원에 가방, 편지와 함께 아들을 두고 갔다. A씨는 편지에 '나의 신체적 이유와 생활고로 인해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다. 한국 기관이나 개인 가정에 입양돼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B군은 제주의 아동보호시설에 머물다가 중국에 있는 친척에 인계돼 지난해 9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A씨는 1심에서 "아이를 공원에 홀로 남겨두고 떠나긴 했지만 버릴 생각은 없었다. 한국의 시설에 맡기려는 의도였다"며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항소심에서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반성하고 있다.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 아이와 함께 잘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죄질은 나쁘지만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아이가 경찰 조사에서 '힘들고 배고파도 아빠와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한 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A씨에게 당부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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