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구할 데 없나요” 발 동동 구르는 중견 건설사들

김진욱 2024. 1. 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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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자금난이 계속되면서 일부 중견 건설사가 채권과 기업어음(CP) 차환이 안 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 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험 관리를 위해 제2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나서 상황은 앞으로도 나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22일 140억원, 26일 100억원어치의 만기 도래 사모채를 차환하기 위한 발행이었는데 채권 시장에서 확보한 자금은 6분의 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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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건설업계 자금난이 계속되면서 일부 중견 건설사가 채권과 기업어음(CP) 차환이 안 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금융 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험 관리를 위해 제2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나서 상황은 앞으로도 나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 ‘BBB’ 등급인 이수건설은 전날 4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오는 22일 140억원, 26일 100억원어치의 만기 도래 사모채를 차환하기 위한 발행이었는데 채권 시장에서 확보한 자금은 6분의 1에 그쳤다. 그나마 이수건설은 모기업인 이수화학의 연대 보증 덕에 상황이 좀 나았다는 것이 채권업계 평가다. 신용 등급이 ‘BBB’로 같으면서 오는 3월 700억원의 사모채 만기가 도래하는 아이에스동서는 우려가 크다. 1년 전 연 9%대 고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는데 차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건설사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1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는 SK에코플랜트(신용 ‘A’ 등급)는 “우리는 건설사가 아닌 환경·에너지 기업”이라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민평 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매긴 적정 기업 금리)에 1.5% 포인트를 더 얹어주겠다”며 고금리 발행도 약속했다. SK에코플랜트의 민평 금리는 연 5%대다. 최종 공모채 금리는 8%에 육박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금융권의 예의 주시 대상인 롯데건설과 얽혀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달 4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2022년 롯데건설에 5800억원을 지원한 이력이 주홍글씨처럼 남아 시장 반응이 냉랭했다. 결국 오는 4월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CP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00억원에 이르는 CP 잔액을 보유했지만 연말 이를 전액 상환했다. 같은 해 말 CP 신용 등급이 ‘A3-’로 하락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 채권 시장에서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결과다. 상반기 총 850억원어치 CP의 만기가 도래하는 신세계건설의 경우 유동성 부족 등 이유로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금융 당국이 중견 건설사의 자금줄 역할을 도맡던 제2 금융권의 건전성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안에 감독 규정을 개정해 저축은행과 캐피털사의 토지담보대출 충당금 적립 기준을 상향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토담대는 토지 담보 가치가 대출액의 130%를 넘기면 일반 대출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고정’(3개월 연체)으로 분류된 부실 채권에는 충당금을 해당 자산의 20%, ‘회수 의문’(3~12개월)은 55%만큼 쌓으면 됐다. 그러나 앞으로 고정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은 30%로 10% 포인트, 회수 의문은 75%로 20% 포인트 높아진다.

수도권에서 사업을 수주하기 힘든 중견 건설사는 보릿고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담대가 줄어들면 사업성이 낮은 지방 현장은 돈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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