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 롤부터 츄러스까지, 서울 몰려드는 외식 브랜드들 [비크닉]

유지연 2024. 1. 18. 18: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 식품관에는 미국 뉴욕에서 온 ‘루크스 랍스터’의 팝업이 차려졌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성업 중인 프리미엄 해산물 프랜차이즈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다. 이날 루크스 랍스터 팝업 현장은 상징적 메뉴인 랍스터 롤과 새우롤, 크랩 롤, 수프 등을 맛보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루크스 랍스터 독점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제이알더블유(JRW) 관계자는 “팝업 첫날 백화점 측 예상 매출의 두 배를 웃돌았다”며 “오는 4월 국내 정식 매장을 앞두고 많은 소비자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문을 연 루크스 랍스터 더현대서울 팝업 현장. 랍스터 롤을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 루크스 랍스터


지난 5일에는 같은 자리에서 스페인 츄러스 브랜드 ‘츄레리아 산 로만’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역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의 명물로,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약 10일간 진행됐던 팝업 스토어는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스페인 여행지에서 경험했던 맛을 다시 보기 위해 들른 사람들과 SNS 입소문을 타고 방문한 젊은 세대들이 핵심 고객이다. 츄레리아 산 로만의 아시아 대륙 판권을 가진 허정 더블에이치F&B 대표는 “바르셀로나에서 먹어본 이들도 있고, 워낙 친숙한 간식인 데다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어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며 “앞으로 백화점 팝업 일정을 소화한 후 연남동·압구정동 등지에 로드샵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츄러스 브랜드 '츄레리아 산 로만' 팝업 현장. 사진 더블에이치 F&B

해외 프랜차이즈 국내 1호점 러쉬


최근 해외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한국 상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가 서울 강남대로에 1호점을 오픈했고, 10월에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2호점을 열었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강남구 신논현역에 국내 1호점을 열었고, 곧이어 선릉역에 2호점을 내 화제가 됐다.
지난달 14일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의 신논현역 1호점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사진 팀홀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명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인텔리젠시아 커피’도 국내 1호점 개점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국내서 인텔리젠시아 원두 등 상품을 B2B 형태로 유통하고 있는 커피 수입·유통 전문회사인 MH파트너스가 최근 한국에 독점적으로 매장을 열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미국 유명 커피 브랜드인 ‘피츠 커피’도 지난해 5월 국내에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유명 투자가 워렌 버핏이 경매에 부치는 점심이 이뤄졌던 뉴욕의 스테이크 하우스 ‘스미스 앤 월렌스키(Smith & Wollensky)’도 올해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국내 첫 매장을 열 예정이다.

워렌 버핏의 스테이크 집으로 유명한 스미스 앤 월렌스키도 올해 하반기 국내 상륙한다. 사진 와이제이 파트너스

프리미엄 외식 수요 노린다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의 잇따른 진출 배경으로는 국내 미식 문화의 성장이 꼽힌다. 특히 해외 브랜드가 보는 한국 시장의 최대 매력은 활성화된 소셜 미디어다. 오픈 소식부터 실시간으로 소셜 미디어에 공유되며, 입소문이 나면서 매장을 찾는 이들로 이어지는 등 흥행 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빠르고 트렌디한 데다 미식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이 늘면서 서울이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맡김차림(오마카세) 식당이 인기를 끄는 등 국내 미식 문화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프리미엄 외식 수요를 공략하는 해외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빠르고 트렌디한 데다, 프리미엄 외식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은 해외 외식 브랜드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다. 사진 루크스 랍스터


여기에 검증된 브랜드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국내 외식 업체들의 필요가 맞물린다. 루크스 랍스터는 국내서 멕시칸 레스토랑 온더보더 등을 운영하는 제이알더블유가, 팀홀튼은 버거킹과 파파이스 등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코리아가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들여왔다. 브랜드를 만들어 인지도를 쌓고 성공시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로열티 지급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보장된 브랜드가 낫다는 판단에서다.


팝업이 관문, 미식은 훌륭한 ‘집객’ 콘텐트


특히 팝업 스토어가 활성화하면서, 국내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해외 외식 브랜드의 실험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루크스 랍스터와 츄레리아 산 로만 모두 정식 매장 오픈을 앞두고 백화점 식품관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어 소비자들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 식품관이 외식 브랜드의 한국 진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런 해외 외식 브랜드의 팝업을 유치하는 것이 도움된다. 김현우 현대백화점 F&B 바이어는 “식품은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경험에 대한 공감을 얻어내기가 쉽고, 음식 사진 등 비주얼 바이럴(입소문) 전략이 가장 잘 통하는 분야”라며 “SNS상에서 가장 이슈화되는 것이 외식 브랜드인 만큼 새로운 손님 모으기 콘텐트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