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다, 역대 최악의 감독" 벌써 경질설까지, 외국인 감독에 화살 돌린 중국축구
김명석 2024. 1. 18. 17:03
중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린 가운데,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1·세르비아)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부진한 결과에도 만족감을 드러낸 기자회견을 두고 “뻔뻔하다”는 비판이 나온 데 이어 “역대 최악의 감독이 될 것”이라는 혹평도 더해졌다.
중국 소후닷컴은 18일(한국시간)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하면 중국은 타지키스탄, 레바논을 상대로 적어도 승점 4점은 얻었어야 했다. 그런데도 2경기 연속 0-0 무승부에 그친 뒤 얀코비치 감독은 ‘팀 전체가 경기를 잘했다. 2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고, 아직 본선 진출의 기회가 있다’고 했다. 중국축구가 이렇게 됐는데도 ‘잘했다’고 하는 건 뻔뻔함의 전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얀코비치 감독은 전날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 레바논전 0-0 무승부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2경기 연속 무득점보다 연속 무실점 경기를 치른 것에 만족감을 드러내 중국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중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건 1976년 아시안컵 첫 출전 이래 처음이다. 현지에선 ‘치욕적인 불명예 기록’으로 소개한 기록이다.
특히 중국이 최근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은 각각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6위와 107위 팀이다. 79위인 중국 역시 FIFA 랭킹이 높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100위권밖에 머물러 있는 팀을 상대로 연속으로 무득점에 그친 건 결국 얀코비치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의 문제라는 게 현지 공통된 지적이다.
소후닷컴 역시 “만약 이번 아시안컵에서 중국대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면, 얀코비치 감독은 역대 최악의 사령탑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이런 실력에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얀코비치 감독에게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얀코비치 감독은 대표팀 성적이 부진할 경우 언제든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축구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성적이 오르는 게 아니라 하한선만 경신하고 있다면, 팬들과 언론도 인내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감독이 퇴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자오위도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건 결국 얀코비치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뜻이다. 뽑을 사람이 없었다고 핑계 댈 게 아니다. 잘못된 감독을 선임하고 모르는 척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얀코비치 감독을 선임한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의 이같은 부진은 얀코비치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축구 전반에 걸친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시나스포츠는 “최종전 결과가 어떻든 얀코비치 감독에게 화살을 돌려서는 안 된다. 물론 그의 선수 선발이나 기용, 지도력 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과연 이렇게 엉망진창인 중국축구,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못 바꾼 걸 얀코비치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친 중국은 이미 조 1위와 16강을 모두 확정한 카타르(승점 6)에 이어 A조 2위로 최종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전 상대가 바로 카타르다. 중국은 내심 카타르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중국의 앞선 2경기 경기력을 돌아보면 카타르가 선발에 힘을 빼더라도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최종전에서 카타르를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지만, 무승부 이하에 그치면 같은 시각 열리는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카타르에 0-1로 져 2무 1패 무득점이라는 기록으로도 조 2위를 통한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중국 매체들은 여러 경우의 수를 따지며 실낱 같은 16강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데, 소후에 따르면 한 현지 기자는 “지더라도 16강에 갈 수는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나가는 건 부끄럽지 않겠는가. 1980년 대회 이후 1승도 거두지 못한 대회는 한 번도 없다. 마지막 최종전은 스스로 힘을 내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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