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前빗썸홀딩스 의장, '1000억대 사기' 혐의 2심도 무죄

재판부 "사기로 보기엔 부족"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 안승훈 최문수)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고인이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은 반면 피해자는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이 인정되고, 피해자가 왜 이렇게까지 개인재산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이 계약을 이행해야 했는지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 사기로 평가받기에는 부족하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18년 10월 BK그룹 회장 김모씨에게 빗썸 인수 및 공동경영을 제한하면서 '빗썸 코인(BXA)'을 발행해 빗썸에 상장시키겠다고 속인 뒤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당시 환율 1120억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인 김씨는 이씨의 말을 믿고 약 1200억원을 지급했지만 BXA는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김씨의 빗썸 인수도 무산됐다.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는 김씨 등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씨가 피해자와 맺은 계약서에서 코인 상장을 확약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