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불패는 옛말”...서울 고분양가에 계약포기 ‘급증’

김지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colorcore@naver.com) 2024. 1. 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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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차’ 무순위 청약에도 미분양 다수
“묻지마 청약 아닌 선별적 청약 필요”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공사현장.(대우건설 제공)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도 높은 분양가에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분양가는 뛰고 집값은 떨어지면서 과거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월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입주를 앞둔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 1월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전체 771가구 중 미분양 158가구에 대한 임의공급(무순위) 2차 청약접수를 실시했다.

앞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해 9월 1·2순위 청약 당시 평균 14대 1의 경쟁률로 접수를 마감했다. 하지만 당첨자 중 계약 포기 사례가 대거 발생했고, 지난해 12월 말 미분양 197가구를 대상으로 1차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을 때 총 291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당첨자 중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39가구에 불과했다.

지난 1월 16일 실시된 2차 무순위 청약에는 총 696명이 신청해 4.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앞서 두 차례의 미계약 사태로 인해 ‘완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관측한다. 이 단지는 전용 84㎡ 분양가가 12억7000만~13억8000만원대로, 최근 인근 상도더샵1차(2007년 준공) 전용 84㎡가 12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할 때 시세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 조감도.(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제공)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 역시 1·2차 청약에서 평균 1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계약 과정에서 미계약 물량이 대거 나왔다. 최근 미분양 물량 152가구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이후 무순위 청약에서도 계약 포기가 잇따르면서 여전히 미분양 물량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같은 시기 분양된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도 계약 포기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 1월 2일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음에도 여전히 1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2차 무순위 청약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동구 중앙하이츠 시티와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지난 1월 15∼16일 각각 5차·8차 무순위 계약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승세와 시세 하락세를 두고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풀린 뒤 분양가는 뛴 반면 시세는 떨어지면서 과거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자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도 이제는 ‘묻지마 청약’이 아닌 ‘선별적 청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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