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익사 사건으로 묻힐 뻔… 알고보니 가짜 조폭의 ‘가스라이팅’

이아라 기자 2024. 1. 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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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익사로 종결된 사건이 가스라이팅 범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7일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1일 경남 거제 옥포항 수변공원에서 피해자 A씨(50대)가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피해자를 깎아내리고 자신을 치켜세우는 한편, 피해자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하도록 주변과 단절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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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A씨가 피의자 B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창원해경 제공)
지난해 익사로 종결된 사건이 가스라이팅 범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7일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1일 경남 거제 옥포항 수변공원에서 피해자 A씨(50대)가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 익사 사건으로 종결될 뻔한 해당 사건은 숨진 남성의 일행과 피의자 B씨(40대)의 행동에 의문을 품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전말이 밝혀졌다. 

피해자 A씨가 바다에 입수하기 위해 난간을 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창원해경 제공)
B씨는 몇 년 전 고시원에서 알게 된 A씨에게 폭력 조직에서 활동한 것처럼 거짓말하며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특히 B씨는 A씨가 기초생활수급비로 받은 돈과 일용직으로 번 돈을 뜯어냈다. A씨는 B씨에게 겁을 먹고 심리적으로 지배당한 상태에 놓여 도망가지 못했고, 사건 당일에도 바다에 뛰어들라는 B씨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지 못했다. 창원해경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의지할 곳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벼랑 끝에 몰아넣은 중대한 인권침해 범죄”라며 “피해자 보복 범죄 방지와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심리‧상황 등을 조작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고, 타인의 정신을 지배‧조종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스라이팅을 시도하는 사람은 누군가를 마음대로 이용하고 조종하기 위해 특정 대상을 끊임없이 왜곡하고 스스로 의심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피해자 역시 의심하고 추궁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가해자는 더 강하게 다그쳐 궁지로 몰아넣는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피해자를 깎아내리고 자신을 치켜세우는 한편, 피해자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하도록 주변과 단절시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이득을 얻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서 만족감이나 자기애(나르시시즘)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가스라이팅은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부부나 연인은 물론 형제‧자매, 친구,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도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오랫동안 우울‧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자신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거나 반대로 누군가를 가스라이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말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요구사항이 상식을 벗어나진 않는지, 모든 잘못을 나에게 돌리진 않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이미 의심‧판단하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인 만큼 주변에서 객관적인 눈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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