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용서’...골프 용품 신제품 드라이버 트렌드

성호준 2024. 1. 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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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메이드 Qi 10 드라이버. 사진 테일러메이드

전통의 드라이버 강자 테일러메이드는 최근 2024년 신제품 드라이버 Qi10을 공개했다. 10은 10K를 의미한다. 삼진 10개 잡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K는 1000이고 10K는 1만이다. 테일러메이드는 “Qi10의 MOI가 1만을 넘었다” 강조했다.

골프 클럽에서 MOI(관성모멘트: Moment of Inertia)가 높으면 볼이 헤드 페이스 가운데 맞지 않아도 덜 휘고 거리 손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OB가 날 볼이 코스 안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이런 클럽을 두고 실수를 용서해준다는 의미에서 관용성이 높다고 한다.
골프규제기관인 USGA와 R&A는 MOI를 규제한다. 최고 5,900g/cm²를 넘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테일러메이드의 Qi10은 비공인 클럽일까. 아니다. 규제기관의 MOI 제한은 Y축에만 해당된다. 테일러메이드는 Y축과 X축 MOI를 더해 1만이 넘었다고 했다.

핑 G430 MAX 10K 드라이버. 사진 핑

핑 골프(삼양인터내셔널)는 공교롭게도 테일러메이드의 신제품 발표일 동시에 10K 제품을 공개했다. 전작인 G430 MAX를 개량한 G430 MAX 10K다. 핑은 관용성이 높다는 평판 속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드라이버 시장 판매 1위였다.

“같은 날 10K를 동시 발표한 건 우연”이라고 했지만 핑이 고유 영역을 침범한 테일러메이드에 맞불을 놓은 인상도 있다. 핑은 “이미 5년전 G400 MAX가 9900을 넘었고, 10000을 넘은 제품도 있었으나 평균수치가 아니라서 강조하지는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캘러웨이는 17일 신제품 드라이버 Ai 스모크를 발표했다. 캘러웨이는 “관성모멘트 X축과 Y축을 더해 낸 수치는 의미가 없을 뿐더러 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라고 했다. 2009년부터 딥러닝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로 각 히팅 지점에 최적의 페이스 두께를 만들어 어디에 맞아도 비슷하게 나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숫자를 쓰든 인공지능을 쓰든 관용성을 강조한다는 큰 흐름은 같다.

캘러웨이 Ai 스모크 드라이버. 사진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는 멀리 나가는 카본 시대를 외치며 스텔스 드라이버로 지난해 국내 1위를 탈환했다. 올해 용품사들은 용서를 강조한다. 최근 편한 클럽을 찾는 사람이 늘었으며 최근 규제기관의 볼 성능 등 거리 규제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용품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신제품 시타를 해본 골퍼들은 “특히 힐이나 토에 맞는 볼의 결과가 의외로 좋다. 관용성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높은 MOI 클럽이 모든 걸 용서해주지는 못한다. 궤도가 나쁘거나 헤드가 열려서 나는 슬라이스는 관용성이 높아도 별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MOI를 높이려면 무게 중심을 뒤로 옮겨야 하는데 그럴수록 스핀이 늘어나 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274만 구독자를 보유한 영국의 유튜버 릭 쉴즈는 핑 G430 1OK와 테일러메이드 Qi10을 비교했다. 백스핀량(RPM)은 핑이 2475, 테일러메이드가 3120이었다. 총 거리는 핑이 318야드, 테일러메이드가 299야드였다.

테일러메이드는 “Qi10 모델 중 스핀이 많이 생기는 모델로 테스트했으며, 샤프트에 따라 차이가 있고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테스트라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헤드 페이스 넓이가 커지면 공기저항도 많다. 또한 스위트스폿에 적중시켰을 경우 MOI가 높은 드라이버가 가장 멀리 보내는 드라이버는 아니다.

젝시오 13 시리즈 드라이버와 우드 아이언. 사진 던롭.

던롭의 신제품 젝시오 13은 관용성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던롭은 “미국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헤드 스피드가 느린 아마추어 골퍼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에 정타를 통해 거리를 늘리고 안정적인 방향성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쉽고 편하게 최적의 궤도로 정타를 칠 수 있도록 제작한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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